봄비가 내리니 마음도 따라서 촉촉해진다
비가 오는 날이면
빗소리를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
차안에 앉아 가만히 빗소리만 듣고 있었던
그런 날도 있었던것 같은데
이젠 좀 무디어졌나
근래엔 그런적이 없었던것 같다.
비는 내리지만 볼일은 봐야겠지
차를 끌고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윈도 브러쉬를 작동시켜본다
엇그제 새로 장만해서 끼워놓은 브러쉬
새거라서 그런지 완벽하게 잘도 빗방울을 닦아내린다
비가 오는날은 습도 때문인지
유리창이 휘뿌옇게 되기도 한다
에어켠을 잠시 켜던지 히트를 틀어 말갛게 말리고
브러쉬로 밀고 그러면 다시 유리창이 맑아져 앞길이 탄탄대로처럼 잘 보인다
나는 비와같은 친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뭄에 단비 같을 고마운 친구
폭우가 되어 내리지않고
오늘처럼 이렇게 잔잔하게 내려
마음이 마른 논바닥처럼 쩌억쩌억 갈라질때
살포시 내려 다시 살아숨쉬는 생명으로 살아나게 해줄 친구
그러면 나는 그에게 윈도브러쉬가 될 수 있을텐데
앞이 보이지 않아 당황할때
쓰윽 쓰윽 몸을 아끼지 않고 움직여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수 있을텐데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이들이 내게는 이 비와 같은 친구들일테지
내겐 항상 고마운 사람들이니까
그들이 나를 윈도브러쉬로 생각할런지는 몰라도
비가 내리면 비를 따라 움직이는 브러쉬처럼
우리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용기가 되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작은 것이라도
서로에게 기쁨이 되는 사람들이라면
비를 맞아 맑아질 풍경처럼
우리 새로워진 마음을 가질 수 있을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