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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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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에게


BY 꿈꾸는 바다 2003-09-23

바보에게..(내가 나에게..) 

꿈 꾸 는 바 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는지 
너 알고있니?
 
처음엔 난 니가 
발등을 비추는 햇살때문에 
그렇게 앉아 있는 줄 알았지. 
피아노 다리에 등을 기대고 앉아 
네 젖은 마음을 햇살에 말리고 있는 줄 알았지. 

그러다 언뜻 바라보니 
눈을 감고 있는 너의 얼굴이 
음악을 듣고 있는 듯 했어. 

'엔야(ENYA)의 Orinoco Flow' CD가 끝날때까지 
깍지 낀 무릎위로 얼굴을 묻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혹시 울고 있었던건 아니니... 

그러면서 
넌 자꾸만 낙서를 하고 있었어. 
손가락으로 뭔가를 적고는 
손바닥으로 쓰윽 문질러 버리길 
몇번이나 반복했는지 너 아니? 
오늘 너 
바보 같은 거 알고 있니? 

그러다 니가 일어나 
베란다 문을 활짝 열었지..... 
빨래을 말리던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너의 케텐을 흔들고 
너의 머리카락 속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너의 알 수 없는 방황을 
훔쳐 보더구나 

넌 씻어서 뾰해진 아이의 실내화를 
햇살 쪽으로 옮기며 
햇살에 말려 
뽀송해진 너의 마음을 
바람에 하나, 둘, 
날려보내는 걸 
난 보았어. 

자유를 달고 날아가는 니 마음 
너!!! 
그 니 마음속에 '해피 바이러스'를 넣어 주었지. 
맞지. 그치!!! 

어느날!!!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무심코 바라본 하늘에 
아지랭이 같기도 한 것이 
당신의 마음에 쨍하니 박혀 
마음이 부풀거던 
그리하여 행복하거들랑 

멀리 바다에서 날아온 
바보의'해피 바이러스'에 
감염 되었다는 걸 
느끼시기 바람니다. 

행복 하시길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