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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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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BY 항아 2003-11-01

어제 어김없이 물어 보는 콩순이의 말

내일 친구 데려와도 되요?

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친구 만나느라

가족끼리의 시간이 힘들다더니 정말!

누구 데려 올건데?

있잖아요!  재잘 재잘

매 주말마다 번갈아가며 데려 오는 친구들 덕에

아예 콩순이 아빠는 늦게 들어 온다

누가 보면 맨날 집에 있는 사람이라고

 

점심이라도 먹고 만나면 좋으련만

좋지도 않은 음식 솜씨 알릴 일 있는지

가방만 던져 놓고 우리 집으로

그 집에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을까?

오는 시간 즈음하여 왠지 서운한  마음

그런데

오는 아이 손에 있는 감과 고구마

엄마가요 이거 전해 드리라고요..

 

순간

알량한 점심 해 먹인다고

우쭐했던 마음이

미안함으로....

괜찮은데. 잘 먹겠다고 전해 드리렴~

그런데요

고구마 속이 이상해요

어떻게?

색깔이요. 엄마도 그게 걱정된데요

아하 호박 고구마란다.

 

듣고 있던 콩순이

얼른 전화기를 건네 주며

봐~ 아무렇지도 않지.. 엄마한테 전화해 걱정하지 마시라고~

아직도 온기가 가득한 호박 고구마를 베어 물며

우리 콩순이가 다른 집에서 어떻게 했을까?

내 마음을 안다는 듯

엄마 우리 둘 다 집에서 가장 예쁜 아이래요~

그럼 예쁘지..

아니, 그거 말고요

저는요 얘 집에서 예쁜 친구라고 말하고요

엄마는 오늘 집에 오는애는 맨날 데려와도 좋다고 하셨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