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도 않을려면서
그리고 맨날 고르는 책은
만화책 위주의 공포물이길래
내가 질색했는데
그래도 책은 쌓아 두고 싶은 콩순이
엄마 도대체 책 언제 사 주실거예요?
마트에서 책을 카트에 집어 넣길래
내가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해 준다는
약속을 얼른 지키라는 성화~
그래 그래 알았다..
그러면서 골랐던 책
이제 가슴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
콩순이 아버지 앞에서는
옷 입기를 주저하는 모습에서
얘가 안 하던 짓 하네~
왜 저러지
너 왜 아빠한테 머리 빗겨 달라 안해?
창피하잖아
어 아빠가 왜 창피해
엄마는 말 뜻도 몰라
내가 창피하다고 혼자 할거야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목욕탕에서 발가 벗은채 뛰어 나와서
더웁다고 거실 선풍기를
턱하니 차지했던 콩순이가
문 잠그고 옷을 갈아 입는다
그리고
엄마 체육시간에 조금 민망해요
뭐가
저도 브래지어가 필요한 거 같은데
벌써 그랬단 말이지
일부러
콩순이 아버지를 대동하고
딸 브래지어를 손수 고르게 했더니
속으로는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한지
허허참을 연발한다.
나는 콩순이 초경도 축하해 줄건데
쉬쉬 몰래 치르느라
힘들었던 시간이 생각나
우리 콩순이 생리 시작하면
엄마가 예쁜 캐릭터 생리대 사 줄께
엄마 내가 골라도 되요?
그럼 친구들한테도 물어 보고
보건시간에 다 배워서 알아요
어떻게 말해줘야 하나 고민했던
여자의 길을
만화로 가르쳐 주는
루나 레나의 편지
얼마나 열심히 읽어 대는지
잠 잘때도 껴안고 잔다.
세상 참 좋아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