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는 콩순이
바람이 쌀쌀하여 내복을 챙겨 입으라고 했더니
알았다며 방안에서 한참동안 나오지 않는다
옷 다 입었다고 다녀 오겠노라는
콩순이를 안는 순간 뭔가 허전한 느낌
손을 쑤욱 넣어 봤더니
요런! 맨 몸뚱아리다.
아니, 왜 그래? 어제 춥다고 벌벌 떨고 왔잖아.
옷을 챙겨서 입히니 뭔가가 아닌 모양
너 지금 속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도 안된다.
멋도 멋이지만 얼어 죽는 수가 있어
병아리가 맨발이라고 다 봄은 아니니까
결혼 전 옷을 얍상하게 입으면
엄마가 내 등뒤에서 하는 소리를 내가 콩순이에게
싫다는 놈 억지로 옷 챙겨 입히고
다시 내 품에 안겨서 하는 소리
엄마 도대체 내 손이 안 잡아져요 살 좀 빼요
네가 엉덩이를 빼니까 그렇지
아니에요, 최대한 붙이고 있는데도 그래요
엄마, 저 가고 나면 컴 그만 하시고 낮잠도 자지 말고
다이어트 좀 하세요
나도 한단 말이야
화장실 가서도 배에 힘을 딱 주고요, 멈추면 안되요
아니 너 지금 학교 안 갈래
괜히 큰소리 한번 치고
그래도 엄마가 최고지
한숨을 폭 쉬며
엄마 나는 엄마 딸이니까 괜찮은데 밖에서는 제발
그 소리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