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종일 날씨가 요즘음 같지 않게 화창하고 따뜻했다.
덕분에 창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이불 털고 말리고
구석 구석 쌓인 먼지 쓸어 버리고
집 근처가 대로변이라서 그런지 먼지가 엄청 많다.
햇빛에 반짝거리며 빛날 정도로
맨발에 서걱거리는 느낌이 나는 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대던 날
화분에 물도 흠뻑 적시고 베란다 청소까지
집안은 깨끗해져서 마음 훈훈한데 너무 무리를 했나보다.
오후에 무릎이 슬슬 아파오더니 발 뒤꿈치까지 아플 정도로..
감기 몸살의 시초라서 얼른 집에 있던 감기 약을 먹었는데
약효가 떨어졌는지 밤새 뒤척거리길 한시간에 한번씩 깨어났다.
온몸의 뼈들은 자기 위치를 알리느라 아우성이고
난 내 다리가 그처럼 무거운 것임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머리는 아래로 쳐다보기만 해도 핑핑 돌고
겨우 일어나 밥을 하고 있으니 안색이 안 좋았는지
콩순이가 어디 아프냐고 아는 척을 한다.
이마를 만져보고 너무 뜨겁다고 그 작은 손으로 번갈아가며
짚어주고.다리가 아프다는 말에 주물러주기까지.
괜찮다,괜찮다 해도 엄마는 아프니까 얼른 학교 다녀와서
또 안마해 준다고 엄마가 좋아하는 티비프로 보면서 기다리란다.
무심한 신랑은 또 어디가 아프냐고
공동묘지에 나보다 더 멀쩡한 사람도 죽어서 누워있더라고.
부실한 몸을 낳아준 장모님께 반품해서 아프터서비스 받고
오라는 약 오르는 멘트.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