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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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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몸살


BY 항아 2003-10-11

어제 하루 종일 날씨가 요즘음 같지 않게 화창하고 따뜻했다.

덕분에 창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이불 털고 말리고

구석 구석 쌓인 먼지 쓸어 버리고

집 근처가 대로변이라서 그런지 먼지가 엄청 많다.

햇빛에 반짝거리며 빛날 정도로

맨발에 서걱거리는 느낌이 나는 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대던 날

화분에 물도 흠뻑 적시고 베란다 청소까지

집안은 깨끗해져서 마음 훈훈한데 너무 무리를 했나보다.

오후에 무릎이 슬슬 아파오더니 발 뒤꿈치까지 아플 정도로..

감기 몸살의 시초라서 얼른 집에 있던 감기 약을 먹었는데

약효가 떨어졌는지 밤새 뒤척거리길 한시간에 한번씩 깨어났다.

온몸의 뼈들은 자기 위치를 알리느라 아우성이고

난 내 다리가 그처럼 무거운 것임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머리는 아래로 쳐다보기만 해도 핑핑 돌고

겨우 일어나 밥을 하고 있으니 안색이 안 좋았는지

콩순이가 어디 아프냐고 아는 척을 한다.

이마를 만져보고 너무 뜨겁다고 그 작은 손으로 번갈아가며

짚어주고.다리가 아프다는 말에 주물러주기까지.

괜찮다,괜찮다 해도 엄마는 아프니까 얼른 학교 다녀와서

또 안마해 준다고 엄마가 좋아하는 티비프로 보면서 기다리란다.

무심한 신랑은 또 어디가 아프냐고

공동묘지에 나보다 더 멀쩡한 사람도 죽어서 누워있더라고.

부실한 몸을 낳아준 장모님께 반품해서 아프터서비스 받고

오라는 약 오르는 멘트.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