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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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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그 위대함


BY 항아 2003-09-30

신호등 앞에서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지 못하는 할아버지.

도대체 뭘 하실려고 궁금해서 쳐다 봤더니 길을 건너고

싶으신 모양이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관심을 보인 사람은 나 밖에 없었고

결국 내미는 손을 잡았는데 순간 도와 드리는 마음보다

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나하고 피하고 싶었다.

할아버지는 옷차림과 얼굴도 깨끗해서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도 아닌데 내 마음 속에서 은연중에 거부감이 생긴 것이다.

어찌 어찌 길을 건네게 도와 드렸더니 고맙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시고 내가 대답을 안했더니 외국사람이 한국인처럼

생겼나? 하시는 표정으로 세상에 영어로 고맙다고 연신

말씀하시는 것이다.

순간 옹졸했던 내 마음이 부끄러웠고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

일부러 장애자 시설이나 불우 이웃에게 시간을 내서

찾아 다니거나 도와 주시는 분들의 마음은 얼마나

넓은 것인지...

오늘 엉겁결에 한 행동이지만 누군가 봤다면 착한 일이라고

이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