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뒷뜰로 나가는 것이다.
연못에 금붕어 밥도 주고, 키우는 다육이들도 살피기 위해서다.
키우는 다육이 갯수도 늘었지만 종류도 점점 늘어난다.
가끔은 다육이를 키우는 것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호기심에 이것저것 사들이지만 어떤 것은 금방 관심 밖으로 멀어진다.
처음엔 좋았다 나중에 싫어지는 사람 같다.
금방 정이 드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좋아지는 것도 있다.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슬슬 관심을 끄는 것도 있다.
오래 묵은 친구가 좋다고 하는데 나도 처음 접했던 다육이가 아직까지 제일 좋다.
관심이 있으니 다육이를 소개하는 영상에도 자주 접속하고 인터넷 자료 검색도 한다.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은 대분분이 다육이에 관한 것이다.
수많은 검색을 하고 영상을 보면서 같은 다육이에 대해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았다.
다육이와 친해지기 위해선 같이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객관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나하고 다육이 사이에 관계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친해지면 친해질 수록 같이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
개나 고양이나 금붕어나 다육이나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친구 혹은 가족 같기도 하고, 이웃 같기도 하다.
어쩌다 이 넓은 우주에서 같은 시공간에 있게 되었을까, 그 인연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날이 밝아온다.
나가서 금붕어 밥도 주고 다육이들과 아침 인사를 해야겠다.
하나하나 이름도 불러보고 한 달 가까이 지속되는 장마에 무사한지 안부도 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