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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만남


BY 시냇물 2021-05-22

8개월 동안 시터를 하던 아기네가 아빠 직장 관계로
급하게 지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4/30일로 아쉽게 마무리가 되었다
주5일을 날마다 만나다 보니 아기엄마와 아기에게
서로 정이 포옥 들어 여간 서운한 게 아니었다
마지막 날 아기 목욕을 시키고 꼭 안고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는데 울컥하는 마음이었다
그날따라 아빠도 일찍 퇴근을 하여 그동안
감사했다며 인사를 하였다
내가 아기를 안고 눈에 넣을듯 바라보니 아기엄마가
연신 사진을 찍었다
기념으로 보내 주겠다며....

시터일이 잘 마무리 되고 월요일이 되니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다 집에 있으려니 허전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아무래도 나는 집에서 편히 쉴 팔자는 아닌가 보다
뭔가 일을 해야만 비로소 활력을 얻는 거 보면.

그래도 열흘 쯤은 쉬는 것도 괜찮을 듯 하여
겷혼한 두 딸과 오랜만에 평일 데이트도 하며
즐겁게 보냈다
다시 사이트에 시터 등록을 하고 계속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기에는 될 수 있으면
대중교통 이용하지 않고 걸어다니면 좋겠다
싶었지만 우리 동네쪽은 구인정보가 거의 올라오는 게
없었다
내가 원하는 기준, 또 상대가 원하는 기준을 맞춰
찾다보니 다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기엄마와 면접을
보고 한 곳이 결정되어 5/12일부터 근무를 하게 되었다
이번에 만난 아기는 갓 백일을 넘겼는데 엄마가 3개월의
출산휴가 후 복직을 하게 되어 눈물을 머금고 어린이집을
보낸다 하였다 내가 3시에 어린이집에서 데려와
엄마 퇴근할 때까지 돌봐주면 된다고 하였다
아기가 아직 너무 어린 데 하루종일 엄마와 떨어져
지낼거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져 돌보는 내가
더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복직 전에 미리 아기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급히 아기와 둘이 시간을 맞게 된 게
첫날은 무척 긴장이 되고 조심스럽기만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와서 한동안 잘 놀던 아기가
5시가 넘어가면서는 자꾸 울면서 보채고
뭔가 상황이 다르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는 거 같아
안고 달래는 나도 마음이 안 좋았다
하루종일 함께 있던 엄마는 안 보이고 어린이집도
낯선데 집에서도 왠 낯선(?) 사람이 자기를 들여다보니
아기 입장에선 불안하기도 하였으리라
겨우겨우 달래어 눕혀서 토닥토닥 해주니 눈을 사르르
감으며 얼핏 잠이 드는 듯 하여 비로소 마음이 좀 놓였다
6시가 좀 넘어서 아기엄마가 퇴근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보냈다
한 30여분 깜빡 잠을 잔 아기가 깨어 엄마를 보더니
하룻동안 엄마를 못 본 설움이 복받쳤는지 얼굴이
빨개지도록 울음이 터졌다
아직 젖도 끊지를 못한 채 출근을 했으니 젖이 퉁퉁 불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선뜻 아기를 안지도 못했다
워킴맘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래도 엄마에게 안겨 마음이 놓이는지 비로소 편안해지는 아기를 보니 나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앞으로 일주일에 4번 아기와 만나며 또 어떤 추억이
생길까 기대와  염려가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