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성공한 그녀가 요요현상을 막기 위해 하는 노력은 눈물 겨웠다.
일요일마다 북한산엘 올랐다. 그 산행이 다이어트에 도움을 많이 준다고 했다.
그리고 빵과 고기를 무척이나 즐기던 그녀였는데, 그 좋아하던걸 딱 끊었다고 했다.
반찬도 거의 나물이나, 김치 중심으로 먹는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니 외식도 잦았기에 그런 외식후엔 늘 몸을 많이 움직여서 칼로리를
소모해야 한다고 했었다.
점점 화려하게 변해가는 그녀를 그녀의 남편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 보았다.
그녀가 선교원의 교사로 있었을때, 그녀는 저녁마다 자신이 가르치는 원아들의 집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주었다.
누구 누구가 오늘은 어땠었고, 누구는 컨디션이 좀 안좋아 보이고...
그러니 엄마들이 너무나 좋아했을건 당연할 것이다.
그런 그녀이기에 부동산을 하면서도 얼마나 열심이었을지 알 듯하다.
남편도 다른 부동산에 근무하기에 그녀의 입장을 잘 알았을텐데도, 그녀가 저녁 늦게 계약을
하러 나가면 어떤 놈을 만나고 오냐며 화를 냈단다.
물론 남편으로서 그의 입장도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천성이 집안에서 살림만 하고 있을 그런 성격이 못 되었다.
당연히 밖으로 다니니 집안 살림엔 소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녀의 남편은 그런
그녀를 늘상 타박하였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그는 그때마다 그녀를 때리고, 폭언을 일삼곤 했다.
그녀에게 전해들은 몇가지의 폭언은 정말이지 나마저도 부들부들 떨게 만들었다.
이성을 지닌 사람의 입에서 차마 나올수 없는 말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부부싸움도 잦아졌다.
하루는 심하게 맞던 그녀가 가까이 살고 있던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물론 친정에서 살았었기에 친정엄마도 그 형편을 잘 아시는 지라 택시를 타고 달려왔다고
한다.
그때 그녀의 남편은 거의 이성을 잃고 그녀를 때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친정엄마와
언니는 놀라서 그를 말리려고 했단다.
그 와중에 친정엄마가 그녀의 남편에게 얼굴을 세게 맞고, 쓰러졌다고 한다.
그날 이후, 그녀는 남편을 더이상은 볼 수 없다며 집을 나갔고, 그들을 별거상태에 들어갔다.
그녀의 남편은 이혼해 줄수 없다며 길길이 뛰었고, 수시로 친정집으로 전화를 해 협박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그녀의 남편은 두 아들들에게 엄마는 나쁜사람이라고 수없이 세뇌를 시켰다고 했다.
그녀는 두아들을 포기하고 별거 1년 만에 결국은 이혼을 했다.
그녀는 남자라면 정말 지겹다며 다시는 결혼을 하지 않겠노라고 했었다.
그리고 오랫만에 되찾은 지금의 자유가 너무 좋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가끔 전화 연락도 하고, 밖에서 만나기도 한다고 했다.
거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던 그녀의 소식이었다.
다시 이사를 하면서 나는 전혀 그녀의 근황을 몰랐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아는 분에게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다음 주 토요일.
그녀가 두번째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
그는 4살 연하의, 아직 결혼 안한 총각이라고 했다.
그의 누나와 여동생은 극구 그들의 결혼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의 어머니가 그녀를 만나보고 결혼을 허락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들 사이엔 지금 태어난지 백일이 채 안되는 아들이 하나 있다고 했다.
그녀의 시어머니 되실 분이 어디에서 점을 봤는데 태어날 아들이 복을 가져다 줄거 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을 허락했을 거라고...
그녀의 나이 이제 마흔 한살...
어쩜 그 나이에 그렇게 수많은 질곡의 삶을 살아야 했을까?
나는 그녀에게서 사막에 떨어져서도 살아 남을 것 같은 강인함을 느끼곤 했다.
그녀가 선택한 새로운 그 남자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해주고, 그녀가 그동안 받은 모든
아픔을 씻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 나이에 아이를 낳았어도 그녀는 지금 누구보다 아름다워 보인다고 한다.
난 그녀의 새롭게 시작하는 삶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고 싶다.
그리고 그녀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아내리라는 걸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