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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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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BY 윤복희 2003-12-08

쏟아내어야 할 아픔이 많아

당신은 속삭이지 못하는 소낙비

 

천지를 적셔 스펴들지 못하여

거대한 폭포수처럼

다 헤집어 당신 아픈 흙물로

그 아픔 알게하는 소낙비.

 

통곡하는 당신따라

철렁 가슴이 다 내려 앉아도

잠시 시름뒤에 당신은 또 잊혀지는

소낙비 입니다.

 

아픔은 뒤섞인 흙과 함께

개의치 말고 어디쯤

땅언저리가 되게 두십시오.

 

당신은 그저 흘러

강도되고 바다도 되고

그리해도 다 못할 말 일부는

땅속깊은 곳에 스며들어

영원히 퍼내지 못할

지하의 샘이되도록 두십시오.

 

나 이승 몸 묻히고

당신 이승 몸 묻히고

이승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

묻힌뒤에

당신 소낙비로 쏟아내어

스민 아픈 샘으로

잘 우려서

단 차를 끊여 나누십시다.

 

 

[낙비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