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 붙은 강바닥은
강물 넘쳐 흐를적에 소유받지 않던
그 독단적인 개체가 아니였다.
거절 할 권한도 갖지 못하고
어느집 텃밭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넓디 넓은 강바닥 다 드러내고
옆구리에 미미한 물줄기로 인해
강이였음을 드러내는 모습이
서글프더라.
이제는 조금은 알거 같다.
나를 다 들어내지 말란 말의 의미
내 속을 다 까뒤집어 보이고
영원불멸의 근원적 본질만을 남긴
나의 모습이 얼마나 서글픈지.
마음 안에 감정 다 퍼내어
깊이도 량도 다 들어내고
알량한 내 본연의 초라한 모습 만으로
나는 온전히 나로 인정 받을수 없다는 걸
왜 조금은 가식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지
이제는 알것도 같다
너무 어리석고 바보스럽지 않은가
그런데 왜 나는 이렇게 주체 할수없는
눈물이 흐르는 것일까
포기도 실하게 알을 채운
배추포기 거기 니 자리가 맞니?
허락없이 물의 터 차지하고 앉아서
그렇게 탐욕스런 몸둥아리
보는 이 욕심나게 당당하기도 하다.
지 자리 내어준 초라하기 그지없는
물줄기 보기 민망하여
난 너 알 잘베겨 실하다 말 못하겠다.
하늘 빌어 눌렸던 분함 터져 흐르기전에
얼른 나서거라.
감히 어디라고 날도 헤아리기 아뜩한
세월 지켜온 자리를 탐낸단 말이냐.
그리 가소롭더란 말이냐
다 들어 내어, 메마른 속 들어 냈다고
한낱 남의 집 텃밭일순 없지 않겠느냐.
언젠들 인정받아 무엇이였다고
관심받지 않고도 유유히 그리 흘렀건만
또 그리 흐르지 못할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