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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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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


BY 윤복희 2003-11-10

쐐쐐 챠르르

바람 한번에 후두둑

바쁘게 노란잎이 진다.

아무리봐도

땅위에 떨구기엔 눈물나게

선명한 아름다움인데

막무가내로 그리 떨구어대면

도대체

그 앙상한 가지를 어찌 할려구

그런다고 자꾸만 움추리며

잰걸음치는 상념들을

달래지도 못할거면서

못이기는 척 내손아귀에 채여 와

빙그르르 춤사위가 슬프게 어지럽구나

거샌 바람소리

또 몇잎 자리잡고 널부러지겠지

오가는 발길에 짖이겨지지 않는

조심스러운 곳에 던져 주거라

그 잎 다 떨구면 나는 니가

무엇이였는지 까맣게 잊고 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