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친구 희.
애화야.
많이 아프니?
가을이 깊어져, 이젠 가벼운 외투라도 걸쳐야만
외출이 가능하다.
그랬었지.. 너 있었구나..
나 요근래 많이 힘들었거든..그냥 말이야.
쓰잘데기 없는 상념들이 꼬리를 물고 사람을 쳐지게 만들더구나.
힘들다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버겁고 힘이들 너를 두고
너를 생각하면 내 맘이 말못하게 무겁고, 안타깝다.
너 힘들때..가장 먼저 떠올리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욕심이
너무 과했나보다.
나에게 그런 능력도 없으며 여건도 안되는것을..
마음만 앞서, 아무것도 해줄수없는 나만 자꾸만 확인하게 된다.
오늘도 신랑이랑 티격거렸단다.
나 힘들어도 내색없이 집안 정리되어 있어야하고, 반찬 번듯하게
상을 차려내야만 하는데 오늘 내가 긴 낮잠에서 일어나질 못했거든..
사실 요즘은 나두 너처럼 마음도 몸도 원인없는 피로에
주체를 못하고 기진 맥진이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너라도 만나 수다도 떨수없고..
사람을 이리 꼼짝 못하게하니.. 나도 인간인데 말이다..
정말 때론 신랑보다 애들보다 친구가 더 절실할때 있는 인간인데.
늘 자기만보며 행복하란다.
나 행복해하면... 행복해지면야 무엇이 문제겠니..
그것이 다 알다시피 내 뜻이 아니고 내 맘이 허락해야 하는 일인데
내 맘인들 내 멋대로 되는것이 아닌것을..
친구야..
너 힘들다는 흔적보고.. 지금이라도 너에게 가고싶다.
너 핑계되고 내 넋두리도 털어내고 싶고.. 가슴이 너무 답답하거든 나.
지금 모하니?
누웠니?
나 참 바보같이 살지?
그래도 내가 이렇게 밖엔 살수있는 방법을 모른다.
내 풀에 내가 꺽여서 또 아무렇지 않은 듯이 살아가겠지만..
어찌 아무렇게 아닌게 되겠니.. 나도 이제 지쳐가는데..
우리 여행이라도 가자던 약속.. 이루어 지기나 하겠니..
단 이틀만이라도.. 완벽한 탈출을 하고싶다.
내일은 너에게..전화라도 걸어 보아야겠구나..
잘자라 친구야..
아프면 약 챙겨먹고... 방 따뜻하게해서 푹 자렴.
그래.. 푹자고 우리 내일 만나자꾸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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