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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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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0일


BY 윤복희 2003-09-30


9월30일 오늘.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9월30일 나의 생일. 하지만 오늘이 나의 생일이라서 특별한 것이 아니기에 가슴벅차게 행복한 것이다. 간밤에 꾼 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이부자리에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 못하고 헤메이고 있는데... "아직 자나?" 누군가 잠기지 않은 문을 믹고 들어선다. 손에는 냄비가 들려서... "이거 미역국이다..일어 나거든 먹어라" 상항을 인식 못한체 이불에서 뭉기적 거리다가 닫히는 문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싱크대엔 갖 끓여진 미역국이 고소한 향내를 풍기며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 있었다. 세상에... 나의 생일이라고 아침 잠 많은 이웃친구가 미역국을 끓여 온 것이다. 실제로 나는 생일을 그다지 의미있게 맞진 않는다. 물론 애들과 신랑 생일은 거하게는 아니지만 나물 세가지, 조기구이, 미역국 정성들여 차려 주지만, 정작 내생일이면 미역국 한번 제대로 끓여 먹은적이 없다. 일년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찿아오는 생일. 올해 못하면 내년에 챙겨 먹으면되지, 그렇게 서운하지도 특별하다고도 생각 안하고 지내곤 했다. 물론 남편은 늘 선물이다, 외식이다 무슨 기념일 마다 단 한번도 잊지않고 자기가 꼼꼼히 챙기니 그리 서운할 일도없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내가 무슨 복이 많아서 이리 고맙게 이른 아침에 정성드려 끓인 생일 미역국을.. 감동 그 자체였다 . "언니야 상미다" 생일이라고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고 다들 처음 묻는 예기가 미역국은 먹었니? 나는 여지없이 오늘 아침의 감동을 전한다 . "여보세요..호호호..아줌마 생일 축하해요" 목소리가 유독 이쁜 친구.. 평소에 안하던 애교까지 넣어서 축하를 해준다. "형님..저예요 경아 ..형님 생일 축하해요.." 남동생의 처, 하나밖에 없는 올케. 국도 못 끓여 드려서 죄송하다며 생일을 축하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 9월30일 나의 생일이라서 특별하지 않다. 가족들이야 그렇다치고라도... 이웃에 이사를 와서 친구가 되어 진한 우정이 깆들 시간도 없었는데 나에게 생일날 아침 미역국울 준비해준 큰 감동이 있어 특별하고.. 또다른 친구 애화. 나의 생일이라는 공지를 정성드려 오려서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게 만들어준 친구. 어디 이친구들 뿐이랴.. 오늘 내게 기쁜 날이 되게 해준 여러 사람들 나 이렇게 과분한 기쁨을 누려도 되는건지. 내가 받은 사랑만큼 다 되돌려 줄수 있을지. 오늘 9월30일 나는 지난 37년의 오늘보다 더 특별한 날을 맞고있다. 오늘이 다 가기전에 또 얼마 만큼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겠지... 9월30일이 다 지난 뒤에 오늘의 큰 감동을 다시 남기겠지만.. 황송하게 고마운 마음을 잠시 전해본다. 모두들 너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