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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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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에서 골라 온 것들.


BY 윤복희 2003-09-24

"따뜻한 칼국수 먹으러가자"

 

12층 아짐이 칼국수를 먹자며 가잖다.

 

"그럴까?, 그럼 그러자 헤헤"

 

아파트 입구 분식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칼국수를

한그릇이 시켜먹고나니 얼쭈,아들 올시간이 한시간정도 남았다.

 

"올라갔다 오구 그러기 귀찮으니깐 우리 시장 구경이나 하다가

애들 오면 데리구 집에가자"

 

연신 핸드폰 시계를 들여다 보던 아짐이 말한다.

 

"그럽시다요 그럼.. 후훗"

 

우리 아파트는 교통이 불편한 위치에 자리했다.

울산이라고 해도 외각지인 이곳은 30분에 한대씩있는

교통이 불편한 동네이다.

그래서 아파트 입구에는 늘 자판장이 서곤한다.

늘 오던 사람도 오지만 구경꺼리를 제공하는

물건이 오는 날이면 종종 이것 저것 기웃되보기도 하는데..

오늘은 액자며,미니 스텐드,향이나는 초,예쁜 손지갑등..

흔히 팬시점에서 살수있는 물건을 점포정리를 한다며 길가에

쭉 늘어놓고 파는 아저씨가 계셨다.

 

"어머..이쁘다 우리 구경하고 갈래?"

 

나는 유독 액자를 좋아한다 이쁜 소품이며 방향제, 들뜬 기분으로

이것저것 만지고, 향을 맡아보고..

 

"아저씨 이건 얼마예요?, 저건요?"

"그건 2천원이고..저건 천원..그리고 이건 두개에 천원"

 

신이 나서 한참을 먼지 묻은 거울도들어 비춰보고,

작고 앙증맞은 인형도 이리보고 저리보고, 그것들을 고루고

있는 동안 참 행복했다.

 

"아저씨 이것도 주시구요, 아저씨 저것두요,아...이것두 "

 

골라 온 것들을 아저씨한테 쭉 내려다 놓고 그것도 모자라

나의 시선은 이미 다른 물건들에 가있다.

 

"인제 계산해 줘보세요..다 해서 얼마예요?"

"음..어디보자, 2천원짜리 액자가 6개, 미니거울이 천원,에..또

손지갑 천원..이것도 천원...다해서 1만5천원인데 거울은

서비스로 드릴께요."

"어맛.. 고마워요 아저씨...."

 

커다란 케릭터가 있는 푸른색 액자엔 웅이 사진을 넣어야지..

또 같은 모양의 분홍색 액자엔 란이 사진을 넣구..

중후해 보이는 원목액자엔 나랑 우리신랑 함께있는 사진을,

그리고 제일로 맘에드는 액자 세개.. 

보라색 조화꽃이 왼쪽귀퉁이에있고 반대쪽에

작은 미니병에 향이나는 물질이 들어있는 로멘틱해

보이는 액자는 이대로도 너무 이쁘니

한쪽 벽에 나란히 걸어둬야지..

 

"넌 액자를 참 좋아한다"

"이쁘잖아 헤헷"

 

한시간을 넘게 이것저것을 고르고 일어서는데

다리에서 지릿지릿 지가내렸다 (흐흐흐흣)

아직도 문방구나 대형 활인마트엘가면 5학년짜리 딸보다도

내가 더 눈이 똘망똘망해진다.

다른 물건 살때는 이리재고 저리재고 몇번을 망설이며 사오지만

작은 소품이나 이쁜액자,그런것들을 보면 어느새

내 손엔 몇몇개의 물건이 쥐어져있다.

집에 가져다 놓고 음..이건 여기에,저건 저기에..

각각의 자리 배치를 해놓고 혼자 흐뭇해서

또 이리보고 저리보고 ^^*

난장에서 지나가는 사람 신경 안쓰고 고르는 재미란..정말.

그것들 중에 나에 눈에 딱 들어오는 것을 골라낸 기쁜과 뿌듯함,

정말 행복한 일이다.

 

"아....너무 이쁘다, 란아 이쁘제....후후훗"

"엄마, 엄마는 그런게 그렇게 이뻐요?"

"그..러..엄"

 

난장에서 골라온 것들은 이쁜 액자들 그리고, 고르는 내내

설레이며 찿아내는 행복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