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들르는 방이네요.....한동안...아니 참 많이 무심했었는데.....소설을 올리고 있는지라 이 방은 거의 잊고 살아요.....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서 들어왔는데....올려져 있는 글 읽어 보다가 웃음이 나왔답니다. 몇년전에 내가 이런 생활을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마지막 글에서 일곱살 이였던 큰 애가 이젠 초등 4학년 이니까 ....세월 정말 빠르게 많이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어요....먼저번 집에서 이사을 했답니다.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을 했는데 화분에 취미가 붙어 배란다..거실...방 마다 큰 화분에서 작은 소품 크기의 화분으로 집안을 도배 하다시피 했답니다.
정말 부지런 하지 않음 안되는 일이 화분 가꾸기 인데......햇볕 쪼아 주랴 ....때 맟춰 물 주랴....가끔 하나씩 손으로 어루만지며 사랑 한다고 말해주고.....그래서 인지 들여온 화분이 싹을 맺고 열매을 맺고 할때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화분의 자람을 보여 주며 같이 기뻐 합니다. 자기 화분이라며 몇개을 주었더니 정말 열심히 돌봅니다. 하나씩 싹을 피워 꽃을 피우고 할때면 기뻐서 박수치며 좋아라 하는 아이들.....둘다 남자인데 감수성이 풍부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가을이.....점점 짧아져 가고 있다는 데요.....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안그래도 짧게만 느껴지는 제게는 소중한 가을이...벌써 저만큼 초겨울에 밀려서 제자릴 뺏겨 버리고 마는 요즘의 날씨....그래서 일까요? 제 몸에 초겨울에 찾아드는 못된 감기가 들어와 버렸답니다. 가을을 빼앗아 가는 저을 미워하는걸 알았는지 감기가 지독히도 들었습니다.
"당신이 아프면 어떻게......우리집 기둥인데...."
따스한 커피 한잔 타서 앞에 놓아두고 가는 울 남편.....고맙지요. 저녁 먹고 설겆이 하고 커피도 타 달라고 했더니 화장실에 들어가 힘든 한판승 하고 나왔습니다. 그사이 난 설겆이 끝내고 아이들 공부 하라고 방으로 들여 보내고 컴에 앉아 습니다.
뒷 늦게 볼일 보고 나온 남편....커피 타주고 대조영 보러 방으로 들어가고.....공부 마친 큰 아들,작은 아들 모두 따라 들어 가고 거실엔 저혼자 있습니다.
모처럼 쓰는 글이여서 인지 머리속에 떠오르는 데로 쓰고 있는데 쓰면서도 좀 아닌데 싶네요....정리가 안되는 글들......어수선 하네요.
암튼. 가을이 너무 삘리 지나가네요.....그래서 가슴 아프고 속상 하네요. 예쁘게 천천히 지는 단풍을 제대로 만끽도 못했는데.....아이들 데리고 남편이랑 낙엽 예쁘게 물든 길 걸으며 얘기도 하고 싶고 추운 바람에 살짝 얼굴 찌뿌리며 따뜻한 국물이 있는 우동집을 찾아도 좋을 가을인데 ....몹쓸 감기에 걸려 외출도 못하고 방에서만 뒹굴 거리고 있으니 화가 납니다.
감기 낫기 전까진 절대 외출이 안된다는 울남편.....한번 째리지만 단호한 표정이 안돼 라고 맞받아 치네요......삼청동길을 걸으며 북카페 가서 따스한 차에 책도 한권 일고 저녁으로 수제비을 먹고 드라이브 하다가 들어오면 딱 좋을것 같은데.....아 이 몹쓸 감기......찬 느낌 가득한 저 밖의 바람이 원망 스러운 저녁이네요......
쫌만....쪼그만.....가는 길을 멈추었으면.......가을아! 제발 내가 널 가슴에 조금만 이라도 품을 수 있게 조그만 더디게 가면 안될까? 내 생일 까진 안되더라도....널 온전히 느낄 수 있는 11월이 오기전 만이라도 좀 남아 있어주지 않겠니? 뭐 바쁘다고 쫒기듯 가버리는 건지.....그렇게 우리가 너무 한거니....?
편하자고 생각하며 해 왔을 우리 인간들의 이기심에 지구가 화가 났고 ,자연의 생태계가 우리에게 벌을 내리고 있는 지금.....왜 하필 내가 젤 기다리고 좋아하는 가을 네가 그 대상이 되어 버린건지......차라리 길고 긴 겨울이 조금 ......짧아 지지......정말 안타깝다.
널 느끼기도 전에 가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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