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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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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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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나의 안식처


BY 박꽃 2003-12-06

    요즘은 나에게 이런 자리가 있었다는것을 잊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내일, 모레. 출근한지 벌써 한달반. 한달에 두번은 토요 휴무가 있어 연휴를 맞지만 오늘은 보건 휴가 하루를 더 붙여 삼일의 휴일을 맞았습니다. 내가 선택한 일이 나에게 이리 힘들지 미리 각오하지 않았던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하루 하루 와닿는 심정이란.... 하루종일 헤드셋끼고 전화 너머 계시는이에게 내가 해야하는 일이란 자신있는 상품 설명과 이해를 시켜드려야 하는일. 하루에 200통 이상의 전화와 씨름하며 이 초보 텔레마케터의 목소리는 점점 갈라지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길, 찬바람에 졌는지 기침 감기까지 날 괴롭히더니 아예 목소리는 예전의 목소리가 아닌 가라앉은 목소리에 힘없는 목소리로 상담하려니 기운은 빠지고 당연히 제대로 일이 될리 만무. 실적은 형편없고 점점 무너져가는 나를 보았습니다. 시작할때의 열정은 남아있지만 그 열정만큼의 성과를 못보는 심정은 정말 참담하기까지 합니다. 거기다 선배님들 말씀이 목소리가 오래 가라앉는게 성대결절일수도 있다는 말씀에 가슴이 철렁. 도저히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는 해결 안될것 같아 담당 관리자에게 보건 휴무를 신청해서 삼일을 쉬기로 했습니다. 미뤄뒀던 김장도 해야겠고 겸사겸사 날을 잡은거지요. 오늘 드디어 이비인후과를 찾아 불안한 맘으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천만다행으로 기침 감기가 심해서 얻은 후두염이랍니다. 며칠 치료를 요한다는데 낼은 병원에 갈수 있지만 아마도 약처방을 넉넉히 받는걸로 만족해야 할것 같습니다. 내 든든한 이웃들과 김장 준비를 마치고 편안한 밤을 맞고보니 정말 오랜만에 이곳이 생각났습니다. 어쩜 그 누군가는 내 소식이 궁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루 하루가 어쩜 그리도 잘 가는지 벌써 거의 한달이 지나가버렸네요. 나에 하루는 거의 매일 매일 똑같은 그림으로 채워져가지만 나의 용기 충천했던 마음은 조금씩 조금씩 비워져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이대로 주저 앉을수는 없습니다. 정말 얼마만에 나를 찾기 위한 도전이었는데 이대로 무너질순 없습니다. 더 기운내겠습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뭔지 조금 알것 같습니다. 주저하는 내 모습은 오늘로 버리겠습니다. 그리고 프로답게 목소리 관리도 잘하겠습니다. 오늘도 나하고 약속하고 돌아갑니다. 올겨울 최악의 독감 모두 모두 잘 이겨내시고 가끔은 누군과와 마음 나눌 자리 만들어 놓으세요. 그럼 이 겨울 더 따뜻하게 보내실겁니다. 오랜만에 다시 나를 보고 가는것 같아 행복한 시간 보내고 갑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