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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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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


BY 박꽃 2003-09-20

  
주전자에 물 담아 올려놓고

너무나도 편한 맘으로 앉는다.

컴퓨터 모니터와 마주앉아

나의 작은 휴식을 시작한다.



주전자의 비명이 들려온다.

머그컵에 까만 커피 한스푼 듬뿍 넣고

물도 가득 부어 찰랑 찰랑

아줌마의 휴식은 이렇게 시작한다.



햇살은 가을 햇살

바람도 가을 바람

어느새 긴 소매의 옷을 찾게된다.

시간이 흘러감을 실감케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해마다 순서대로 오지만

늘 그 계절을 맞는 나의 마음이 다르다.



마흔에 맞는 가을은 

여느해 가을보다 훨씬 여유롭다. 

삶 속에 물질을 뒤로 할순 없지만

난 지금 내 영혼의 자유를 만끽하며

이 가을을 맘껏 누린다. 

맘껏 즐긴다.



다시 오지 않을 마흔의 가을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