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어린시절부터 대학부까지 같은 교회에 다녔던 오랜 친구가 천국으로 갔습니다.
어린시절 불우한 환경을 실력으로 극복하고 신문지상에 명성을 떨치면서 영광을 누리던 그가 불치병에 걸려 휠체어에 의지한 채 이따금 친구들에게 호사스러운 밥을 사기도 했었지요.
그 상황에서도 사장으로 승진까지 했던 입지전적인 친구였는데 삼년 전부터 폐암을 앓아 그걸 못이기고 결국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동안 식사자리도 못가지고 살았는데 그 친구로 인해 오랫만에 모이게 되었지요.
저는 사정이 있어 장례식장에 못갔습니다.
한밤중을 넘겨야 잠자리에 드는 내가 약 먹은 사람처럼 초저녁잠에 빠졌다가 자정을 넘겨 화들짝 깼습니다.
산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겠지요.
먼저 간 친구들 몫까지 잘 살다가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