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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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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BY 박꽃 2003-09-07

일기예보가 오늘도 기가 막히게 맞는날이다.
좀전에 집에 돌아오는데 벌써 비가 오시네....

모르는 사람들이 봤다면 저 여자 오밤중에 뭐하고 돌아다니나 그랬을꺼다.
그 시간까지 무슨 충성이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래, 난 오늘도 돈 번다고 열심히 일했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 미싱사지만
일이 있을땐 있고 없을땐 없기에 난 오늘도 내 하루를 투자했다.
누굴 위해 했던일은 아니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한일이니까....

근데 그 일을 하면서 난 오늘도 갈등했다.
고용주쪽에서 보면 경쟁을 붙여 더 많은 능률을 올리려는 심사인지 모르겠지만
많지도 않은 두사람의 일꾼을 두고 누가 더 잘하고 못함을 이야기 한다.
물론 내앞에선 내가 더 잘한다고 한다. 

나의 상대(경쟁심덕에 라이벌이라 느껴지는 친구)는 동네에서 가게를 한다.
그녀도 대단한 생활력의 소유자인지라 
손님없는 시간을 이용해 부업을 하겠다고 이일에 손을 댔다.
근데 그녀의 끝없는 일욕심은 나로 하여금 미움을 쌓게 한다.
그러면서 일을 주는 오너에 대한 원망을 더하게 되었다.
천원, 이천원의 차이로 누구를 미워하고
그들과 경쟁해야하는 나의 행색이 비참하게 느껴진다.
이것도 내 욕심이 과한 탓이기도 하겠지.
내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하고 또 했는데
오늘밤에도 내맘속에 돌덩이를 내려놓지 못하고 그 옆에 작은 돌덩이 하나를 보탠것 같다.
내 성격이 조금만 더 활달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며 살수 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사람들속에서 그냥 순수하게 누군가에 호감을 갖고
그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새록 새록 정만 쌓고 살아도
이세상 편하게만 살수 없는것을 
이렇게 미움을 쌓아두려니 내 온몸이 괴로운 지경이다.
중이 절 싫으면 떠나야 한다니 그 괴로움을 벗으려면 그 일터를 벗어나야 할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는 쳐진 어깨가 더 뚝 떨어지는 느낌이 되었다.

식구들에겐 내색 안하고 싶었는데 남편한테 푸념을 했다.
남편은 물론 당장 그만두란다.
하지만 그만 두면 어쩔건데?  당연하게 또 다른 일터를 찾아야하겠지.
이 일을 첨 배울때 정말 재밌었다. 전부터 배우고 싶던 일이었기에....
나에게 이 일을 하게 해준 오너에게는 선생님같은 믿음으로 
열심히 배웠고 최선을 다해 일해줬다.
과연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하는게 옳은것인지
오늘도 내 맘속 또 하나의 나와 싸운다.
얼른 둘중에 하나가 확실한 결론을 내어주길 바라며....
오늘따라 이런 내가 유난히도 더 밉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