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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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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와 알바!


BY 철걸 2004-11-30

요며칠 딸내미가 상당히 피곤해하는 기색이었다.

저녁식사후 조심스레 "**야~ 공부하기 힘드니?"

하고 물어보니 딸내미 대답이 가관이다.

"엄마! 나 사실 3일째 알바했어요?

"알바? 네가 알바할(아르바이트) 시간이 어디있어?

"후후.. 인제 연합고사 준비만 하면 되니깐 한결 마음이

가벼워서 전부터 하고 싶었던 알바를 했다구요~"

"그래? 와아! 울딸내미 정신력이 대단하구나. 그래.. 무슨일했어?"

"피자집 전단지 돌리는건데 어젯밤엔 다리가 아파서 잠도 못잤어요.

APT 22층에서부터 한층한층 걸어 내려오면서 현관문마다

유리테이프로 전단지를 일일이 붙여야해서 전단지 사각부분에

손도 4군데나 베었어요.. 배도 고프고 다리도 엄청 아팠는데

1장당 20원씩이구요.. 벌써 35,000원이나 모았어요..후훗!!"

"에고오~ 1장에 겨우 20원이야?그리고 전단지 끝부분이 원래

칼처럼 예민해서 잘베게 되니깐 조심해야돼..

그리고 공부하기도 힘든데 무슨 알바를 한다고 그래? 꼭 뭐 필요한게있니?

사고 싶은것 말야... "

"아뇨! 사고픈것은 없는데요.. 그냥 친구들도 하고 일단 기회가 왔을때

한번 도전삼아 해봤는데 겨울방학때 또 할까 생각중이예요.

그리고 엄마! 나 전단지 알바하면서 아주 소중한걸 깨달았어요.."

"그래? 어떤 소중한거?"

"음.. 있잖아요.. 정말 돈버는게 너무 힘들구나 생각했구요

난 열심히 공부해서 훗날 좋은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해서 확실하고 편안하게

돈을 벌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돈버는것보담 공부하는게

더 쉽다는걸 깨달았구요.. 정말 돈은 소중하고 아껴써야할것 같다는것두요."

"그래.. 좋은 경험하고 많은 깨달음이 있었구나.. 정말 대견하다.

그런데 엄마 생각엔 아직 중학생인데 굳이 알바까진 안해도 될것 같은데.."

"그래도 엄마! 다리가 많이 아프고 오늘보니 종아리에 알통도 생겼지만

도전해볼만했어요.친구들도 많이 하고들있구요.재미있었어요.

집에 오자마자 배가 얼마나 고프던지 라면 끓여서 밥도 많이 말아먹구요.."

(나도 달포전부터 하루 일당제로 일을하러 다니므로 거의 아이들 챙길시간이 없었다)

"그래... 하루빨리 이집이 해결이 되고 이사도 해야할텐데 너희들 고생이많다."

속내론 참으로 짠하고 안쓰러웠지만 스스로 제가 할수있는일이 있다는것도

훗날 사회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아 손사레쳐가며 말리진 않았지만

가슴이 미어짐을 글로는 표현을 못하리라..

천진스런 딸아이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참으로 머릿속으론 많은 생각들이

오갔지만 알바에 대한 어떤 해답도 얻질못하고 딸아이와의 대화는 끝이났다.

다음주부터 모의고사라 지금도 제방에서 스텐드 불빛아래 졸음과 싸우며

공부를 한다고 앉아있는데 너무도 미덥고 고마운아이다.

이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학교 임원으로써 제할일을

다하는 딸아이에게 한가지라도 더해줄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지만

오늘보다는 내일은 분명 나으리란 희망아래 위안을 삼으며 오늘도 하루해를 넘기면서 

딸아이의 속내를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그냥 묻어두고  지켜보기로했다.

 

그동안 염려해 주셨던 여러 아컴의 형님 아우님 그리고 친구들아..

넘 올만에 인사드렸죠?

이번달 25일에 법원 판결이 난다해서 눈빠지게 기다렸는데

다음달 23일로 연기가 되버렸다네요.ㅠ.ㅠ

정말 올한해는 끝까지 힘들게 가네요..

모든님들!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들 잘챙기시고 다시 뵐때까지

안녕히들 계세요~                   "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