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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에서 내려다본 풍경 ♡


BY 철걸 2003-10-05

    ♥ 2층 에서 내려다본 풍경 ♥
작가 : kim4650(철걸)
 

내가 백수 탈출을 청산하고 세상밖으로 선택을 한곳은

1층이 훼미리마트 편의점이고 2,3층이 하나로 연결된

꽤 고급 한우 곰탕 전문점이다.

정보지를 통해 구인란을 보고 서슴없이 면접(?)을 보러갔고

주인언니의 인품있고 따스한 미소에 이끌려 백수탈출을 결심한 곳이다.

내가 사는곳에선 소위 금싸라기 땅값을 우선으로 내세우는곳이니

과연 최고 요지라 해도 손색이 없을것이다.

일명 "시계탑 사거리"라 불리는 곳으로 이건물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사거리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건물 좌,우측으로 신호등을 건너면 k,w 은행이 위용있게

십수년 동안 터를 잡고 앉아있는 곳이다.

오후 점심 시간이 지나면 잠시 창가에 놓인 테이블쪽에 앉아

무심코 창가 아래쪽에서 펼쳐지는 행동들을 바라보게 되는데

은행을 들락거리는 수많은 행인들,신호를 기다리며 잠시 일단정지해

있는 차들,신호등엔 아랑곳 없이 폐지를 가득실은

리어커를 끌고 사거리를 무단횡단 하시는 노부부,

사거리 2차선이 제동네 인양 마후라에 바람 구멍낸체 요란하게

핸들 변속을 하는 중국집 배달원,신호등 바뀌길 기다리며 저마다의 자세로

인도에 서있는 사람들등 각양각색의 인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어떨땐 주인잃은 강아지가 도로가에 제볼일 봐가며(영역 표시?)

깜짝 우정출연 하기도하고,보는사람눈 아예 무시하고

신호바뀌는 그 잠시를 못견뎌 애정 표현을 과감히 하는

신세대 커플도 만만찮게 바라보게 되는데 그때는

무슨 특종이라도 만난양 가게 식구들 우르르 창가에

몰려 "오메메!! 세상에나!!시상에나.."를 연발해 가며 이구동성으로

혀를 끌끌 차며 그커플들의 이웃(?)사촌 이라도 되는양 비아냥

거림과 함께 저마다 볼멘 소리를 한마디씩 던지곤 한다.

신세대가 아닌 쉰세대들이라 그런건지..ㅎㅎ

물론 나도 그들을 배신할수 없어서 생각없이 한몫 거들지만..

 k은행 앞에는 비오는날 빼곤 하루도 빠짐없이 땅콩빵과 호도빵을

굽어 파시는  안경낀 아줌마가 터를 잡고 계신다.

간간히 분수대에서 (시내 조경을 위해서 사거리 빙 둘러 분수대가 있다.)

반죽하다말고 손을 씻는게 흠이지만 그길을 지나치는 사람들이

무심코 버리는 휴지.쓰레기등을 짬을내 청소 하시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시곤 한다.

그리고 바로 길건너 w은행 앞에는 신호등을 막 건널려고 하는

도롯가 인도쪽에 양다리가 없고 양팔이 있긴한데 제구실을 못하는것 같고

겨우 고개만 들고 半엎드린 자세로 왼종일 해질녘 까지 앉아

계시는 연세가 제법 지긋한 아저씨 한분이 터줏대감인양

자리를 잡고 앉아 계신다.

뉘엿뉘엿 해가질 무렵이면 어디선지 다낡은 휠체어를

끌고 오시는 아주머니가 한분 계시는데 짐짓 부인은 아닌것 같고 어떤

이름모를 봉사단체의 자원 봉사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여튼

그아주머니가 끌고 오신 삐걱거리는 휠체어에 몸을 맡기고

어디론가 쏜살같이 퇴근(?)을 하시는데 그모양새가

또 어찌나 안스런지 그모습을 보고나면 마음이 내내 심란해지곤 한다.

아저씨가 앉아 있는곳 (바로 코앞) 에 동전 소쿠리가

매일 나와 있지만 요즘 경기가 다들 힘들어서인지

일천원 짜리 한장 구경하기 힘들고 심지어는

누런  십원짜리 동전도 여러번 본적이 있다.

그아저씨 금고를 내가 이렇게 자세히 아는건 출근시나

잠깐 볼일이 있어서 밖에 나갈시엔 어김없이

항상 아저씨 집앞(?)을 거쳐서 가게에 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역시도 간간히 500원짜리 동전을 아저씨 금고에 저당 잡히곤 했지만

요즘엔 이아저씨도 자신의 금고를 보면 한숨이 나오는지

사람이 뜸한 시간이면 힘들게 겨우 지탱하고 있는 고개를

땅에 떨구고 졸기도 하고 사람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고개를 들고 예의 그적선을 구하는 눈길로 사람들을

바라보지만 사람들은 이아저씨와 되도록이면 멀찌감치 떨어져서

신호등 어서 바뀌기를 기다리는 표정들이다.

(물론 그들이 전부다 이해타산이 뒤범벅된 얼굴로 서있는건 아니다.)

나는 과연 내가 모르는 다른이들에게 어떤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오늘도 하루를 마감하면서 2층에서 내려다본 여러가지 

색깔의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떠올려보며 가끔씩 그들의

동의없이 내마음데로 그들의 행동이나 사고를 끄집어내고

내작은 잣대에 비교한게 아닌가 싶어서 곰곰히 거듭 생각을

해가며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