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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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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펌)


BY 철걸 2003-09-18

가을에는...욕심많은 여인이고 싶다
 

    지금쯤

    전화가 걸려 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 같은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 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나의 좋은 점,

    나의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

    가만히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가을이 내 고향 들녘을 지나가면 좋겠네요.

    이렇게 맑은 가을 햇살이

    내 고향 들판에 쏟아질 때

    모든 곡식들이

    알알이 익어 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

    이제는 내가 나서야 겠네요.

    내가 먼저 전화하고

    편지 보내고

    선물을 준비하고

    음악을 띄어야 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

    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


마음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