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가처분 문제로 법원에 다녀올일이 있었는데
(사실은 개인파산 절차를 알아 볼려고 갔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왕복 차비가 만원을 족히 넘게 나오길래 한시간 남짓 걸어서 집에
까지 왔더니 발이 퉁퉁 부어 올랐다.
가진건 시간 밖에 없는 이아짐 한푼 이라도 아낄 요량으로 걸어왔더니
열 펄펄 나는 발바닥 을 보고 있자니 또 한번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네해전 (4년전) 나는 조그만 소주방을 운영 하고 있었다.
그 소주방도 5년째 접어드는 해라서 그랬는지 다 아는 단골 손님 이라 그랬는지
도통 손님에 대해 흥미도 없고 권태기가 슬슬 밀려 오고 있었다.
그 와중에 손위 시누이 한테서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돈은 자기가 다 마련 할테니 같이 장사를 해보자고 제안을 하였다.
나도 피차 그장사에 신물이 나던터라 흔쾌히 승낙을 하고 말았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조금 시내로 내려와 횟집을 시누이와 함께
하게 되었었다.
장사 라는게 해보신 분들은 그래~맞아~ 하시겠지만 개업때 손님이
어디 평소 손님으로 볼수 있는가!
다들 아시는분들이고 인사치레로 한두번 다녀 가시는걸...
그렇게 개업 3개월 만에 시누이가 나에게 할말이 있다며 나를 방으로
부르는 것이었다.
자기는 나이도 있고 매운탕 뚝배기도 힘들어서 못들겠고
요는 자기가 투자한 돈만 빼주면 자기가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시누이는 카운터를 담당했고 나는 주방 보조를 했는데
정말 그때 무지하게 고생했었다.
왼종일 파란 물장화를 신으면 저녁 때나 되야 물장화를 벗었으니깐..
물론 주방장도 있고 주방 아주머니도 있었지만 남편왈
"장사를 할려면 주인(?)이 할줄 알아야 한다."는 말에 꼼짝없이
주방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누군들 개업 3개월 동안에 장사를 장사로 볼수 있겠는가!
얄미운 시누이 장사 해보니 아는 사람만 들락달락 거리고 인제
올사람 다왔으니 자기가 투자한돈 회수 해서 가져 가겠다는
심보는 또 무슨 개심보인가!
이런 저런 핑계를 대가며 빨리 자기돈을 내달라고 남편과 눈만 마주치면
입씨름 하길 2개월..정말 악몽의 시간 이었다.
(저번에 하던 소주방도 임자가 없어서 바쁘게 전전세를 주고 내려 오다보니
우리 수중엔 전에 살던집 전세금 1,000만원 이 전부 였다.)
우리가 먼저 이가게 에서 손을 떼는게 맞았는데 머리 좋은 시누이가
먼저 선수를 쳤던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미 가게에 있는방으로 이사를 옮겨온 후라서
(오기 싫다는아이들 인근 학교로 전학도 시키고 동사무소에
전입 신고 까지 해둔 상태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앉아서 당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급기야 농협에 창업자금을 신청 해서 3,000만원을 대출 받고
남편 아는분 세분에게 보증을 부탁해서 신협에 2,000만원을 대출받아
시누이 에게 건내 주었다.
(시누이 에게 건너간 돈은 정확히 4,300만원 정도)
시누이돈 4,000만원은 현재 우리가게 전세금으로 들어가 있다해도
이건물이 지금 경매 진행중이고 장사가 안되다보니 월세로 한달 한달
제해 나가고 있고실제 주인과 계약서 주인이
다르니 서로 나몰라라 하고 있는 입장이다.
타지방 사람이 이건물을 제작년에 매각 했는데 도대체 계약서상 으로만
주인 일뿐 건물에 입주해 있는 상인 대표가 암만 찾을려고 노력 했는데도
찾을길이 없다. 완전 잠수....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장삿군이 이 건물을 샀다고 보면 된다.
글이 엇길로 잠시 샜는데 시누이 돈은 그렇게 해결을 봤지만
횟집 한다고 대형 수족관 할부며 그릇,간판,도배공사,내부수리등
외상도 만만치않게 남아 있었고 직원들이 6명이나 되다보니 우리가
가진돈 1,000만원은 한달 인건비에 그대로 녹아 들어갔다.
시누이는 자기가 투자한돈 그대로 건져갔으니 별 걱정이 없겠지만
장사도 않되는 이집에 남아 있는 우리가 문제 였다.
그전에는 통화가 가능한 계약상 주인 보고 몇번 전세금만 빼주면
시설비는 그냥 포기하고 나가겠다고 했지만 쓰다달다 말도 없고
계약기간 남아 있으니 당신네들 알아서 해란식이었다.
할수 없이 이건물이 경매에 들어가 있으니 아무도 들어올 사람도 없고
횟집 개업 6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농협,신협,빚만 잔뜩 안고 나머지 자질구레한 빚들은 카드로 메꾸고..
남편은 남편데로 술만 마시면 네가 잘못해서 장사가 안됐다는둥 해서
거의 매일 원수처럼 으르렁 거리며 이혼까지 생각하는 악몽의 세월을 보냈었다.
그렇게 어이없이 주저 앉을수가 없어서 그자리에 나중에 선택한
메뉴가 한식종류....
나는 철가방에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는 아줌마로 변해갔다.
그렇게 일요일도 쉬지 않고 악착스럽게 3년여 배달을 열심히 했지만
한달여 부지런히 모은돈은 카드,은행 이자 갚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즈음 나와 함께 배달을 하던 남편이 자기 사업을 해봐야 하겠다길래
또다시 카드로 3,000만원을 현금 서비스,대출을 내서 남편에게 건내
주었다. 장사고 사업 이라는게 원래 뒷돈(여유자금) 이 없으면
힘든건 아는데 남편도 조그만 공업사를 차려놓고 거의 1년을
헤메고 있었다.(APT샷시나 철구조물 공사)
카드로 빼간 이자는 커녕 함께 일하는 기사 월급은 항상 내 차지였다.
말이 사업이지 차라리 일당받는 노가다 보다 못한 생활이었다.
이래저래 암만 살려고 몸부림쳐도 빚은 거의 1억에 육박 하게되고
한달 이자만도 근 200여만원이 훨씬 넘게 나갔다.
웬만한 직장 월급장이 한달 월급이 고스란히 이자로 지출이 되었다.
남편 역시 어디가서 10원 짜리 하나 빌려주라는 말한마디 못하는 고지식한
사람이다보니 원금,이자막기는 다 내 책임이었다.
신용불량자 되면 죽는줄 알고 아는이 에게 눈물로 호소 하며
빌려다가 원금,이자 갚기에 급급 했고 열아홉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했지만 한번 터져버린 둑을 막을 재간이 없었고
그렇게 끝내는 지난 6월 가게문을 또다시 닫고 말았다.
매일 내집처럼 드나드는 카드사 직원들과 일수쟁이,돈빌려준
이웃 사람들 까지 와서 소리치는 바람에 가슴에 피멍만 들고 나는 또
우스운꼴이 되고 말았다.
현재는 남편 공장이 어느정도 (인제 2년차 접어든다.) 일이 있어서
그나마 밥이라도 먹고 있지만 그것도 여윳돈이 없어서 항상 불안하고
일이라도 한건 들어오면 일단 자재를 사야 하니깐 또다시 아는이에게
공사대금을 빌리거나 거래처에 우선 외상으로 가져와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편이나 나나 너무도 힘든 올해가 아닌가 싶다.
희한한게 이 가게에 우리가 세번째 들어와서 장사를 했는데 그전에도
모든 사람들이 다 망해서 나갔다 한다.
(가게 위치가 너무 좋지 않다.건물 안쪽에 들어와 있고 옛날에
목요탕 자리라서 그런지 너무 습하고 대낮에도 형광등을 켜야한다.)
그 전철을 밟지 않을려고 무던히도 노력 했건만 결과는 비참했다.
사람이 돈을 쫒아 가면 안된다고 하더니.. 그렇게 돈..돈.. 하면서
살았던것도 아니 었는데 왜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을까?
우리가 이사 들어 올때는 이 건물에 아무 문제도 없었고 남편 친구조카가
건물 소유주로 되어 있어서 다 내마음 같은줄 알고 아무런 의심없이
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 일자를 받지 않은게 화근이었다.
그리고 그잘난 시누이는 우리와 거의 원수지간이 되어버렸고..
( 자기돈 늦게 주었다고..)
자기 친정 부모님 제사에도 오질 않는다.
남편과 열살이나 차이가 나는 시누이..남동생 이라고 남편 한명뿐인데..
나야 남(?)이니까 그렇다쳐도 돈잃고 형제잃은 남편을 보면 한편으론
측은하고 안스럽다.
나는 여자니 이런방에 와서 수다도 떨고 마음속에 꼭꼭 감춰두었던
마지막 자존심 버려가며 이런 치욕스런 이야기도 할수 있지만
말주변 없는 남편은 오죽 속이 타겠는가?
개인워크 아웃도 벌써 석달전에 신청해 두었는데 아직 남편의 소득이
불분명 해서인지 그것도 통과가 되질 않은것 같고 개인파산도 알아보니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질문서가 많은것 같아서 현재 망설이고 있는중이다.
개인파산의 질문 내용중 내가 돈빌린(채권자) 사람한테 얼마를 차용했는지
그 돈을 어디에 지출 했는지를 정확히 기재해야 되고 내게 돈빌려준
채권자가 본인 필체로 얼마를 언제 빌려줬다는 식으로 적어야 하는데
실제 이자도 꼬박꼬박 제날짜에 입금 못시켜주는데 어찌 감히
이런일로 찾아가서 이렇게 좀 해주십사하고 입이 떨어지겠냔 말이다.
개인한테 빚진돈은 하늘이 두쪽나도 이자를 지금까지 입금 시켜드렸지만
워낙에 많은 카드빚은 감당이 되질 않아 지금은 원금도 이자도 못넣고
그냥 포기 하고 있는 상태다.
대환 대출도 고려해 봤지만 모카드사 한군데만 대환을 했다.
추석 지나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어찌 이 많은 빚을 감당 할수 있을련지..
몸뚱아리 성성한데 팔자 좋은 소리 한다고 혹 나를 나무라시는분도 계시겠지만
암만 발버둥 쳐도 자꾸만 뻘속으로 빨려 들어가는것만 같아서
도통 살아야 겠다는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 세상속으로 걸어 나가야 할텐데도 말이다.
한달전 모카드사에서 가게에 있던 모든 집기랑 가재도구를
왕창 실어 갔음에도 날마다 쌓이는 연체 독촉장에는 어김없이
재산,전세금,가재도구에 권력 행사를 하겠단 말뿐이다.
우리가 남은게 뭐가 있다고 또 차압을 붙이겠단 얘긴지....
"내일은 해가 뜬다"는 어느 노래 가사 제목처럼 나에게도 분명
내일은 해가 뜨리라 여기며
세상속으로 나가기전 넋두리 한다 생각 하시고 이미 들어오신님!!
그냥 읽고 흘려 버리십시요.. -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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