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우리나라에도 청소년 스마트폰 제한 제도가 생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526

"앙드레 봉" 오빠 보고 싶어요.


BY 철걸 2003-09-15

어쩜..불혹의 나이에 근이십여년전 첫사랑의 오빠를 떠올리며 글을 쓰게될줄이야...

행여 건너편 제방에서 공부하고있는 딸내미가 나올까봐 불안해하며 사춘기 소녀적 떨리던 가슴을 억누르고 조심조심 한자한자 적어봅니다.저는 이제 중학생 딸내미와 초등학생 아들내미 그리고 건강한 남편과 그리 여유는 없지만 화목하게 가정을 꾸리는 중년의 펑퍼짐한(?)아줌마가 되었답니다.오빠도,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중년의 가장이 되었겠지요.한창 인생이 꽃피던 시절 스무살 나이에 오빠를 만났었지요.제중학 동창생인 명옥이집에 놀러갔다가

바로 세집건너서 하숙을 하던 오빠를 만났었지요.오빠는 그때 군대를 다녀와서 대학에 복학을 다시해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었고,저는 그리넉넉치못한 가정환경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구요.그당시는 고전 음악다방이 유행이어서 제친구 명옥이랑 오빠랑저와셋이서 항상 고전 음악다방에 들러서 신청곡도 듣고 (사실 오빠랑 있으면 떨려서 음악이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지만)오빠가 외국곡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주면 양귀를 쫑긋세워가며 열심히 알아듣는척했던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지난 시간들이었지요.후훗..그후 오빠학교에 놀러도 한번같었죠.오빠는 대학생활을 체험해보지못한 저에게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정말 제친오빠처럼 자세히 설명도 해주었고,지나다 마주치는 선후배들에겐 동생이라며 저를 인사시켜주기도 했었었죠.그렇게 오빠동생으로 지냈던 시간이 한1년 가까이 되갈무렵,저는 친구따라 강남간다고,친구따라서 말로만 듣던 서울로 가게됐었지요.서울 올라오기전날 오빠하숙집에 가서 메모를 남겼지만 주인할머니께서 전해주시지않으셨는지 오빠랑 다시 연락을 취할때쯤엔 이미 상당히 시간이 지난뒤였지요.지금처럼 전화나 휴대폰 통화가 가능했더라면 어쩌면 그때그렇게 오빠랑 서운하게 헤어지지않았을텐데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고 미련이 남는 지난 시간 이예요.그당시 제어린생각에 하숙집에 자주 전화하면 왠지 주인할머니 께서 싫어 하실것같았고,오빠도 나이가 있는데 여자(?)한테서 전화가 오면 주위 다른분들에게 괜히 놀림을 받을것같았거든요. 오빠!그거 아직까지 기억 하시나 모르겠네요.나중에 오빠가 졸업작품으로,제옷을 만들어주신다고 했던말요.오빠가 그당시 남학생으로서는 그학교의홍일점이랄수있는  의상학과를 다니고 있었잖아요.그래서 오빠 별명이 앙드레봉 이었잖아요.성도 특이하게 "봉"씨였구요.후후후..행여 다시만난다면 위의 제옷 아직까지 시간이 유효한지 알고싶네요.(오빠 부인이 들으시면 날벼락떨어질 소리지만ㅎㅎ)여전히 오빠 그옛날의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과 남보다 늘한발 앞서가던 유행의첨단을 걷고 계시는지 무지하게 궁금해집니다.지금은 어디서 살고계시고 부인은 예쁘신지,아이는 슬하에 몇명이나 두셨는지 오빠의 모든게 궁금해지고 초로의(?)신사가 되셨을 오빠가 무지하게 보고 싶습니다.저번에 잠시 짬이나서 오빠가 다녔던 대학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졸업생 명단은 나와 있지않더군요.그냥..그냥 오빠나 저나 이젠 중년의 나이가 되고보니 서로온가족끼리 한번 만나서 지나간 시간 얘기도하고 흉도보며흉허물없이 웃음꽃도 피우고 어느덧 세월의흐름을 말해주는 투박해진 손도 한번 잡아보고,남편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남편흉도(?)보고싶고 오빠네 식구들이랑 맛있는 저녁도 먹고 싶네요. 빠른 시간내에 저의작은 소망이 꼭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빠!건강하시겠죠?오빠에게 폐가 되지 않는다면 정말 꼭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 2003-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