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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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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수능 소풍일!


BY 바람꼭지 2003-11-04

두 딸이 웃긴다.
아니 수험생 맞긴 맞는건지?
쌍둥이라서 늘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비교되는 것 싫어해서
고등학교부터는 떨어져서 공부하더니..
큰 애가 검정고시합격한 것 언젠가 이 곳에서 얘기한 듯하다.
내일이 무슨 명절 내지는 꼭 소풍가는 기분이란다.
엄마, 나 인생 길게 봐여하면서 시험성적에 관련없이 새로운 세계를 체험한다나 어쩐다나?
공부 진짜 별로 안하고 엄마인 나도 공부하란 말 안하고
오늘 이 시간 생각해보니 조금 욕심을 내어 아이들을 채찍질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상상해본다.

낙천적인 나는 이 세상 어느 곳에나 자기만의 길이 잇으리라 믿으며
참깨와 옥수수와 콩과 찹쌀등 오곡들도 크고작고 색도 다르고 쓰임새도 다르듯이 15분 차이로 언니 동생하는 아이들 둘을 다만 지켜보았을 분 ..
무능력하기도 하지만 유치원도 흔한 영수 학원 한 번도 안보내고
그저 심심해서 오늘은 절에 갔었다.

다른 엄마들이 참으로 간절하게 절을 하는 옆에서 약간의 기도하는 시늉을 해 보았다.
의외로 심호흡을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맞네, 내일이 시험일이네 싶으면서 이렇게 적어 본다.
아이들아! 니들 공부한 것 아는 것 안틀리게 침착하게 시험치거라.
가능하면 모르는 것도 온갖 지혜와 정성을 짜내어 정답을 맞히면 더 좋겠지만 그런 기적은 기대는 하지 않으련다.
너희 둘의 동생 막내가 한 말이 기억난다.

화야언니가 좋은 성적 나오면 기적이요 가야언니가 좋은 성적 나오면 미라클이라든가?
그 말은 또한 좋은 성적 나올 확률이 적음을 의미한다고 큰 언니가 말했었지..

엄마생각엔 좋은 성적이란 인간의 만족하는 마음안에 잇다고 믿는다.
만점에서 한 개 틀린 사람도 얼마나 억울하게 느낄 수도 있고 겨우 200점만 넘어도 행복한 사람이 있을 테니까...

오늘 밤엔 엄마도 새로운 체험을 해볼가 계획중이다.
생애 처음으로 철야 기도 한번 해 볼까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