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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여!


BY 바람꼭지 2003-09-30

작가 : 바람꼭지
    복숭아여!


기억이 난다.
봄이었고 내 나이 다섯 혹은 여섯이엇다.
밑의 집의 동갑내기 정임이와 우리집 복숭아 밭에 갔다.
복숭아밭은 하보고개 라는곳 가까이 있엇다.
하보고개는 나환자 촌 옆이었고
어떤 이유에서 우리들이 잘 안 가는 곳이었다.

그때 복숭아 밭엔 푸릇푸릇한 복숭아가 주저리 주저리 많이도 열려 있엇다. 우린 치마폭에 복숭아를 많이도 땄다.
한입 깨물어 보았다.
아마 맛이 없고 떫었으리라.

쓰고 떫은 복숭아를 버리고 우린 끝없이
다른 것을 한입 베물고 버리고
한입 버리고 베물기를 계속했다

자꾸만 짜꾸만 먹고 퇴하고 뱉어내기를 반복하였다.
어디선가 요놈 하면서 우뢰와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혼비백산하여 우리 둘은 달아났다. 언덕을 겅중겅중 뛰어넘고 무논에 발도 푸욱 빠지면서 무사히 집에 귀환햇다.

하지만 집에 오자마자 열이 나기 시작하여 밤새도록 펄펄 몸에 불이 났다.
아마 태어나고 처음으로 병원이란 곳에 간게 아닐까?

아랫장터 자산 소아과라는 곳이엇다.
하얀 가운의 간호사가 내 엉덩이를 들추고 주사를 놓아 주려 했다.

난 눈을 감고 있었고 주사바늘이 어떻게 생긴 건지 보진 못했다.

탁탁탁 간호사 언니가 내 엉덩이 몇 번 때리고 순간 뭉툭하면서 우리한 < 이 말의 표준말을 모르겠다> 아픔이 .....
철썩하면서 더 세게 때리고 살살살 문질러주고....
그때 주사바늘이 내 팔뚝보다 더 굵었을 것 같다.


엄마가 모처럼 쪼글 쪼글한 사과를 세개 사가지고 와서 숟가락으로 사과의 속살을 파서< 아해봐라> 하면 <아>하고 입을 벌리고 새끼새처럼 받아 먹었던....

몸은 아팠지만 사랑이 넘치던 기억....

그러한 기억이 지금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