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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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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9월 27일은 ...


BY 바람꼭지 2003-09-30

엄마, 9월27일 무슨 날이야?

막내딸이 묻는 의도는 뻐언하다. 자기 생일을 축하해달라는 것?

고등2학년쯤 되면 생일같은 거 무관심할때도 된듯한데..

 

못들은 척하고< 엄마,  토요일이라서   회사안가는 날이라 부업일해야된다> 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밤늦게 일마치고 집에 왔더니..

큰 딸이 케이크 사와서 동생생일축하 제대로 한 모양이었다.

둘째는 통도 크게 10만원을 입금한 통장과 도장을 선물로 주었고..

셋째는 막내에게 돈 3 만원 빌려준 것 안받는 대신 그돈으로 드라이파마를 하던지 하라고했다는데..

 

조금의 마음의 여유로움으로 이 엄마도  같이 축하 노래 불러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잠자는 막내의 머리맡에서 막내의 얼굴에 작은 깨알처럼 박혀 있는 주근깨를 몇 개인지 헤아려보지만 밤새도록 헤아려도 못 헤아린다.

그 개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딸아이의 주근깨마저  사랑스러워서  사랑에 취해  내가 의식불명이 되려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에 가득 흐르는 모성애의 물결!

자연폭포수!

그침없이 흐르지만 정작 애들에겐 아기자기하게 표현 한 번 안하고 지나간다.

무심한 듯 무신경한 듯....

애들을 다만 지켜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다던가 하는 것마저도 외면하고 말았다.

 

막내는 감성이 풍부하고 외모에 관심도 많고 그림을 잘 그리는데 그 애의 연습장에 꽉찬 풍경과 선남선녀들을 볼 때마다 어느 만화가 못지 않다고 느낀다.

그러면서도 변변한 그림물감이나 붓 한자루 제대로 못 사준 것에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온다.

뒤늦은 생일 선물이지만  오늘 문구점에 들러서 포스타 물감이나 골라볼까?

아니면 예쁜 양말을 일주일마다 바꾸어 신게 7켤레 색색으로 사든지?

저렴하면서 막내가 좋아할 선물에 대해서고심하는 이 순간이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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