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00000001g의세균이
10000000g의 고래 한 마리 너끈히
죽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요..
그러면 에게게 거짓말 좀 보태어
45000000g의 연약한 여인은
당신의 나직한 한 마디의 질책에도 쓰러질런지 모르잖아요?
이 빗 속에
당신을 향한 작은 그리움의 씨앗이
마치 열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처럼 확산되어 온통 정신을 차랄 수가 없네요.
너무 무거워라.
당신이 뿌리는 그리움의 세균의 무게여.
더 이상의 감염은 되고 싶지 않아요.
나의 자유로운 영혼의 날개를 추스리며
마음의 갈피마다 소독약을 독하게 뿌려 뒀어요.
드디어 내가 이겼음을 알았습니다.
대단한 마인드콘트롤이야,
하며 스스로 위안하며 만세를 불렀죠.
그러나..
아직 당신의 잔영이 온 거리에 떠돌고 있네요.
정작 당신을 향한 갈망도 그리움도 없지만
그러기에 당신을 떠올려도 너무나 담담한 마음이건만
당신을 닮은 사람을 보면 왜 그리 콧등이 찡한 걸까요?
또 왜 그리 당신의 뒷 모습이나 어깨나 찡그린 표정이나 걸음걸이나 목소리를 닮은 사람이 많을까요?
정작 당신에게 몰두하여 철없이 킬킬댈 때는 없던 병이 새로 생겼군요.
마음의 독소를 사정없이 도려내고
새 살이 돋을 때까지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인이 되고 싶습니다.
내게 주어진 역할을 남김없이 하며
만나는 인연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 밝은 마음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렵니다.
아, 내 병 다 나았다요...
오늘 비 좀 오더라도 괜찮겠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