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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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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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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이발사 경력 끝


BY 박경숙(박아지) 2003-08-23

우리 아들 대여섯살 무렵 여름날이었나 봅니다.
나일론 보자기를 아이 목에 두르고 꼼짝도 못하게 앉힌 다음 싹둑싹둑 자르기 시작했지요.
그 몇 푼 아껴 볼 요량으로....
이쪽 자르고 나면 저쪽과 안맞고,저쪽 자르면 이쪽과 안맞고 시간은 흘러가고
땀에 흠뻑 젖은 몸과 짜증으로 변해버린 아이의 인내심.엄마의 안절부절 대책없는 시도.
쑥덕쑥덕 들어가고 나오고 움푹 패이고 난리가 아닌 머리를 그래도 잘 잘라주겠다고
조금만 참으라고 이제 다듬기만 하면 된다고 달래가며 계속했지요.
다듬는 과정에서는 가위에 머리가 찝히는지 아이는 자꾸 따갑다고 하고
"일부러 엄마가 너 아프게 하겠냐?"
"엄마. 아퍼요!"
"너 같으면 니 아들 아프게 하고 싶겠냐고..엄마도 안아프게 하고 싶은데 그게 안돼서
그러지."
그랬더니
우리 아들 왈
"저 같으면 이렇게 안깎아줘요.."
"그럼?"
"이발소 데려가서 깎지."
명답이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저의 이발사 경력을 끝내고 말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