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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도 그렇게 살고 싶어


BY 박경숙(박아지) 2003-08-06

난..지금도 그렇게 살고 싶어..

이른 새벽
당신을 위한 아침상을 차리며
작게 흥얼거리고 싶고..

지저귀는 새처럼
속살거림으로 당신 깨우고 싶고..

세수하고 나오는
당신 얼굴에
마른 수건 갖다 대며 안아주고 싶고

밥 맛 없이
뚱하게 식탁앞에 앉은 당신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고 싶고..

힘없이 쳐진 어깨가 안쓰러워
괜히 호들갑스럽게 웃어주고 싶고..

한나절의 이별이 안타까워
안보일때까지 손흔들어 주고 싶고..

당신이 먹은 빈그릇챙기며
숟가락 젖가락 씻으며
출근전쟁에 시달리는 당신 응원하고 싶고

누울자리 밟을자리
구석구석
닦아내며 당신을 위한
편안한 공간 가꾸고 싶고..

당신 좋아하는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가며
당신을 그려보고 싶고

피로(疲勞) 묻은 옷가지들
주섬주섬 주워담으며
당신 노고에 감사하고 싶고

말도 하기 싫을 만큼 지친
당신 위해
재미있는 얘기 쫑알쫑알 풀어놓고 싶고..

고단한
당신 발 주물러
재워주고 싶어..




 

***글/박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