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속에 내재되어 있던 양심이 멈칫거리고,
빌딩 숲의 검은 그림자 아래로 흐르는 이기심들,
쇼 윈도우를 보며 옷 매무새를 고쳐 보지만,
볼품 없는 모습이 곰네다.
조 떡을 들고 시장을 나가던 곰네.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환상에 사로 잡히고,
조 떡을 들고 있던 곰네의 손과 몸에는
화려하게 물들여 간다.
만족의 미소로 삶을 복사하기 시작한다.
백화점 진열장 속을 연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지갑은 얇아져 일탈의 시간도 차츰 바닥나고 있다.
일상으로 되돌아 가는 곰네의 고무신.
질질 끌리는 곰네의 삶은
손에 들린 조 떡만큼이나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