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밤
글. 이향숙
어쩌면 이렇게도 고요할 수가 있지?
내 마음속의 고요보다 더 고요하다.
낮의 분노를 가라앉힐만큼
잔잔한 수면위로 올라온 고요가
나의 방황까지 잠재운다.
가만히 일렁이는 저 파도가
내귀를 즐겁게 한다.
밤하늘에 무수히 떠 있는 별들만큼이나
내가 원하는 것은 너무나 많다.
간혹 먹구름이 와서
나의 희망을 덮어 버리지만
난 다시 그 먹구름을 걷어내고
파란 꿈을 꾼다.
일렁이는 파도와 스치는 바람이 함께
나의 손을 이끌고
무한의 꿈속으로 가고 있다.
여기가 어디든가.
아 예전에 내가 원하던 바로
그곳, 그 곳이 아니든가.
잠에서 깨어난 나는
다시 허망한 현실 앞에서
파란 꿈을 꾸기 위해
방황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