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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BY 이향숙 2003-08-11

망각

글. 이향숙


모든게 갑자기 정지된 기분이다.
이 세상에 혼자 내버려진 느낌.
어딘가에 날 찾고 있는 한사람을 위해
난 갈고 닦는다.

모든게 어제의 일처럼 떠오른다.
벌써 12년이 흘렀건만
난 잊지 못하고 가슴 한 구석에
늘 희미한 그림자가 내 마음을
붙잡는다.

홀연히 사라진줄 알았는데
흔적이 희미하게 내 마음을 어둡게 한다.
인연의 끈을 놓기가 이렇게 어려운가

훌훌 털고 손을 놓으면
모든게 편안하고
홀가분할 것 같은데
불완전한 나이기 때문에
쉽게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이렇게 홀로 있는 밤이면
더욱 짙게 그림자가 몰려온다.


결코 그리운 것은 아닌데
뭐가 그리도 내 마음을 붙잡는지.

날 찾진 않겠지만 난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가장된 모습으로
사는지도 모른다.

난 지금 무지 행복하다고 나 스스로
착각인줄 알지만
그래야 조금은 덜 외로울테니까.

잊어야하는데도
내 기억속의 그 모습은 뚜렷하게
다가온다.

결코 건너지 못하는 망각의 강을
나는 오늘도 건너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