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기분 좋은 곳에 이끌리게 마련입니다!! "
저의 졸필을 즐겨 읽어주시고.. 뭔가 아름답고 기분 좋은 글을 기대하셨던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부터 들려드리는 이야기는 좀 씁쓸한 이야기 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세상사가 어디 항상 장미꽃을 뿌려 놓은 탄탄대로 같던가요? 흑과 백이 어우러져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곳.
사이버세상도 예외는 아니기에.. 수많은 인간군상들이 서로 어울려서 요지경 속 같고.. 때로는 요절복통 눈물나게 웃기고.. 때로는 너무나 슬프고.. 때로는 기가 막히게 황당무계한 사건도 많은 법입니다.
그냥 그것이 세상만사 이거니.. 좀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이더라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사람의 심리 라든가?.. 인간의 속성 이라든가? 배울 것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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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02년 4월 20일. 저는 멜친구에게 이렇게 저의 답답하고 속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 친구에게 ***
잘 지내시죠? 햇빛 화창한 봄날입니다. 그런데 저는 마음이 조금 추워요.
수술후 우울증은 아닌데.... 그 누구와도 한마디 말조차 하기 싫더군요. 아마 힘든 싸움을 끝내고 기진맥진 해서 그랬나 봅니다.
이런 저를 요즘 더 슬프게 만드는 일이 생겼답니다. 왜 그런지 들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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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멜로 만난 어린소년이 있다. 뇌성마비 장애을 가진... 스물네살. 한없이 착하고 귀엽고 풋풋하고 순진한 어린왕자님.
난 그를 어린왕자라고 불렀다. 동산위의 왕자님, 나의 비밀의 친구.
그는 세파에 오염되지 않은 드맑은 영혼을 가진 이 시대 최후의 휴머니스트라고 여겼기에... 지방에서 장애인 축제때 올라온 그를 어머니 간병때문에 도저히 낼수 없는 시간을 내서 멀다 않고 달려가서 만났다.
그는 생각보다는 제법 청년티가 나는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가진 팔뚝이 굵은 아해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정답게 의남매의 정을 나누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난 그를 그저 이뿌고 어린 동생이상 그야말로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조차도 없는데...
그아해가 나랑 자고 싶단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게 무슨소리인가 했다.
지방에 사는 그 아해는 서울에 올라와도 마땅히 잘 곳이 없다기에 그럼 방이 많은 우리집에 와서 자려무나 그랬는데... 그냥 빈방에서 저 혼자만 편안히 자라는 뜻이었는데...
자기 꺼를 만져주고 같이 자면 안되겠는냐고... 누나 꺼의 향기를 맡고 싶다고...정말 미치겠다.
수줍게 차마 말로 하지 못하고 오늘따라 채팅을 하자고 졸르기에 응했더니... 상상조차 못해본 소리를 한다.
수총각 딱지는 이뿌고 깨끗한 수처녀 만나서 결혼할때 떼라고 했다. 그랬더니 누나가 바로 그 수처녀란다. 엄마같은 나에게 자기의 동정을 바치고 싶단다.
이렇게 애티나게 멜을 보내주던 아해였는데...
누나! 안녕하셔요? 밥 꼭꼭 씹어서 드시고요. 날씨가 추워요. 밤에 이불 꼭꼭 덥고 주무셔요. 감기조심 하시구요. 그럼 이만...
예닐곱 꼬마소년 인줄 알았던 그 아해가 .. 반쯤 비틀어져 중심조차 잡기 힘든 몸으로 걷던 그아해가... 속에는 애기늑대가 숨어있었다니...
헹여 마음 다칠새라 잘달래서 보냈는데...
장애 때문에 여자친구 한번 못만나고. 한창 뜨거울 청년의 가슴이 오죽이나 타련마는... 이 꼬마녀석이... 날 더러 어쩌라고???....
영화 " 개인교수" 의 가정교사 여인처럼 이 아해에게 성에 대해서 눈뜨게 해줄 능숙한 성교육 지도자가 있다면... 성에 대해 목마르고 갈증나 하는 아해를 만족 시켜줄 사람이 있다면... 되지도 않을 상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여자 혼자 사니까 감히 별 넘이 나를 다 넘봐??? 아님, 내가 글케 이뿌고 매력적이니? 아직도?..ㅋㅋ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웬지 씁쓸하고 착찹한 마음....그냥 웃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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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갑자기 세상 남자들을 믿을 수가 없어졌어요. 한 때는 기쁨이었던 그 친구가, 지금은 작은 상처로 가슴에 남네요. 사람을 믿는다는거... 어려운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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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 친구가 보내온 답멜 ****
- 한참 상략 - . . 그대의 글이 사실이라면... 부끄럽소.
부끄러운 세상이 인간을 더럽게 만들었는지 인간이 부끄러운세상을 만들었는지...
문화의 배경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오직 인간이 되기위해 학문을 익히련만... 로마시대의 향락의 문화로 다가가는 것 같소.
곧은 것이 굽은 것을 만나면 부러지는 수 밖에요. 세상의 남자 중에 나도 하나 두렵소. 신뢰와 믿음이 없을 때의 공포감 ...
한겹의 커튼이 또 다시 내려오는 느낌이 듭니다.
건강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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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에게 ***
커튼을 내릴 필요까지 있을까요?
어제는 제가 너무 흥분 했나봅니다. 처음으로 해본 채팅 대화 중에... 그 친구가 상상도 못해 본 소리를 한겁니다. 정말 기절초풍할 황당한 경험을 채팅으로 했다는 얘깁니다.
작년 여름에 장애인 카페에서 만나서 쭉 멜친구로 지내왔었고. 지방에 살고 있어서 서로 만나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었어요. 작년 가을에 뇌성마비인 축제 - 보치아 행사에 단체버스로 올라왔다고 간절히 만나고 싶어해서 단 한번 밖에서 만났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 쭉 가끔씩 멜을 주고 받는 멜친구로 지냈어요. 늘 좋은 글, 그림 보내주고 이뿐동생으로 행동하기에 그런줄만 알았더니 이번에 이런 말로 저를 놀라게 하는군요.
낯가림이 심해서 낯선 사람들에게 마음을 선뜻 열어주지 않는 제가... 누군가에게 한번 신세지면, 꼭 다시 되돌려 갚아야 직성이 풀리는 저의 성격 탓에, 어쩌다 선이라도 보게되면 데이트 비용 꼭 반반씩 부담하고 벽을 쌓아서 상대가 질려버리게 만들었기에 누구와 특별하게 데이트한 기억조차 없는 저인데...
누굴 집에다 데려다 재우겠다고?... 잠시 미쳤었나 봅니다.
다만, 오랜 독신생활 끝에 머리가 바보가 됬는지... 아니면 누굴 한번 신뢰하면 끝까지 신뢰하는 이상한 습성때문에. 그 친구를 단 한번도 남자가 아닌, 지능지수 7살 꼬마로 본 제 불찰이 이런 일을 만들었나 봅니다.
정말 아무런 사심없이 그런겁니다. 꼬마가 서울에 올라오게 되면 롯데월드 데려가서 구경시켜주고 집에 데려와서 밥같이 먹고 재워서 보내려고 했던겁니다.
참고로, 전 가족들과 같이 살며 집에 방이 여러 개 있으므로 전 1층에서 가족들과 자고, 2층의 빈방 하나 내주려고 한거랍니다.
부디 오해 없으시기를 바랄께요. 제가 유독 괴팍한 사람은 아닙니다.
햇살 밝은 오후입니다. 남은 시간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셔요,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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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02년 정초에 저는 멜친구찾기 카페에서 한 멜친구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40대 아줌마 인줄 알았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40대 아저씨였던.. 누구인지? 지금도 여전히 미스테리인 익명의 멜친구에게... 그만 답답한 저의 심정을 기탄없이 토로한 것이지요.
언제나 풋풋하고 싱그러웠던 나의 동산 위의 왕자님. 귀여운 나의 멜친구 소년 007. (그 녀석의 멜주소의 영문자 뒤에 붙여있던 007...^^ 어쩌면 자유로운 몸으로 하늘을 날고 싶은... 그런 마음에서 붙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그녀석을 얼마나 이뻐했는데요?....^^
저를 얼마나 따르고 좋아해 주었는지... 그 불편한 몸으로 자전거를 타고 읍내까지 나와서 공중전화 통에 매달려서 서울까지 장거리 시외전화를 해주던 녀석 이었는데... 정말 평생 의동생으로 삼아서 잘지내고 싶었는데...
"누나 ! 간밤에는 제가 정말 죽을 죄를 지었어요. 용서해주셔요. ㅠ.ㅠ" 꼬마가 제게 전화해서 빌었습니다.
" 그래. 알았다. 그래도 누나에게 할소리가 있고 없지...누나 정말 많이 속상했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해 주었지만.. 가끔씩 그 녀석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반갑게 받아주기는 했지만.. 그날 이후 그 녀석과 저는.. 차츰차츰 멀어져 갔고..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 뭔가 해소되지 못한 앙금을 남기면서 그렇게 살았습니다.
지금은 남들이 보기에 한 푸짐하고 뚱뚱한 아짐씨...^^ ( 64 키로. 허리 30인치. 쉿~~비밀..ㅋㅋ)가 되었고. 마음 또한 무쟈게 넓어졌으며..^^ 남들에게 성격미인 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지만 서두.. 작년만 해도 제가 아주 내성적이고 새침한 깍쟁이 였었거든요..^^
그 꼬마녀석을 온전히 용서할 만큼 그리 마음이 넓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2003년 5월 , 낮에 친구와 점심을 같이 할 때 였습니다. 걸려온 핸폰을 받으니까.. 웬 낯선 아저씨가 제게 전화를 하는 겁니다. 식당이 하도 시끄러워서 누구인지 잘 들리지도 않던 목소리.
누굴까? 귀를 쫑긋 세우면서 들어보니..... 바로 그 녀석 007 이었습니다.
"누나! 저여요. 007...^^ " " 그래. 잘지냈니? 오랫만이구나? 정말 반갑다..^^ "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니... 그 녀석 요즘 그토록 소원하던 직장에 잘다닌다고 합니다. 화장지 만드는 공장에 취직하여서 월급 60 만원씩 받으면서. 꼬박꼬박 저축도 하고 아주 즐겁게 잘지낸다고 하더군요...^^
아.. 벌써 우리 007도 스물 다섯 청년이 되었네요...^^ 장애를 극복하고 열심히 착실하게 사는 우리 이뿐 007.
부디 소원하는 대로... 이뿐 여자친구 만나서 영화도 보고 팔짱도 끼고 걸어보고, 그러다가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주기를 기원합니다. 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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