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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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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퀴즈놀이


BY 불꽃같은 인생 2003-11-09

 

 

  가을비가 촉촉이 스며든 길을 달리고 있었다. 무료함을 달래려는지 뒷좌석의 아이들이 퀴

즈놀이를 한다.

 

큰아들 :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 누구게?
작은아들 : (대뜸) 이순신!!! -(유일하게 아는 장군이름임.)

 

  온 가족이 작은 차안에서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큰아들 : 아니지. 아버지가 김씨니까 '김'자로 시작해야지.
작은아들 :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김순신!!!-(헉∼스!  ㅜ.ㅜ 내 아들 맞아?)

 

  평소 작은 아들의 교육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엄마,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마땅하건만 이런 용감 무식한 아들이 귀엽기만 하니 어쩐다∼ \⌒.⌒/

 

큰아들 : 힌트 줄께. 싸움을 잘하고 티브이에 나오는 사람이야.
작은아들 : 아, 알았다 알았어! 김두한!!

 

  연이어 계속된 퀴즈 놀이는 출제자도 잘 알지 못할 만큼 난해(?)한 것들이라 기억이 나질

 않는다. 새삼 영상매체의 힘이란게(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되면서 약간의 씁쓸한 감정이 들기도 했지만, 가을의 끝자락을 적시는 이슬비에도 슬프

지 않을 가족의 웃음소리 가득한 나들이였다.

 

 

참고 : 큰 아들(9살), 작은 아들(6살)
 


2003. 11. 09. 일요일. 시골의 육촌동생 결혼식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