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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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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아저씨의추억


BY 〃물비늘☆ 2004-04-13

수줍게 피어난 진달래며 ,연두빛대지가 수채화처럼 아름답습니다.

 

70년대에 우리동네를 오던 상인중에는,

 

커다란 보따리의 옷장수와,

 

둥그런  것을 양어깨에잔득 짊어진 체 장수,

 

가위소리 쩔렁이는  달큰한유혹의 엿장수,

 

시원한 아스깨~~~~~~~~~~끼(얼음과자)장수,

 

그리고 뻥튀기아저씨도 잊을만 하면 오곤했었지요.

 

그 중에서도  정기적으로 보름에 한번씩 오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우리동네 사람들의   전용 헤어디자이너  였던것이였죠.

 

동네어귀 에서 부터 '이발하슈~~  이~~발!!!!'하면서 ,

 

 커다란 가방를 짊어지고 다리를  절룩거리며  아저씬,

 

 동네 정자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고,

 

그러면 장유유서에따라   할아버지들 ,아저씨들, 학생들, 꼬마들로,

 

 줄줄이 머리 단장을 하였답니다.

 

아저씨는 면도 할때마다 넙적한 가죽띠에 면도칼을 ,쓱~쓱 쓱~쓱 문질러댄다음에,

 

비누거품이 묻어 있는 솔을 스윽슥 바른후 면도를 하였지요.

 

동생들을 데리고 이발하러가면 막내는  매번 면도 하는것을 무서워하였고,

 

저는 똑같은 설명을 해가며 달래곤 하였었지요.

 

사실 ...저도 그때마다 무서웠는데요.동생들 달래느라고  속으로만 무서워 하였답니다.

 

그렇게  동네사람들은  똑같은 스타일로 머리를 하고 다녔었는데,

 

아저씨가 동네에 오는 날이 점점 뜸해져갔고,이윽고 아저씨는  아픈다리때문에

 

더이상 올 수없었답니다.

 

동네 사람들은 5일 장날에 나가서 이발을 해야만하였지요.

 

이발하는날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이발사 아저씨의 구수한 노랫소리와

 

아주 노련한 손놀림을 구경하며 재밌어 하곤했지요.

 

동네 정자나무 아래에   할아버지 들께서 모이시면 ,

 

이발사 아저씨 에대한 애석함으로  아까운사람 이라고 이구동성으로 하셨습니다.

 

어릴적, 동생들손잡고  이발하러 갔던일들이 흑백사진을 보는듯이 아득해오지만,

 

그런 추억이 있어서   회심의 미소로   아름다운날 들   이었노라고   답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