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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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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BY 〃물비늘☆ 2003-11-06



.

며칠전의 일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전화를 해왔다.
"언니! 바심하러와~ ,고구마도 캐가고.... 알았지?"
" 어, 그래갈께"

그리고는 버-스를 타고 30여분가니 마을에 도착되었다.
마을어귀에는 들국화가 함초로이 피어있고,
들녘은 황금빛으로 빛났으며 ,오고가는 농심의 얼굴은 풍요로움으로
후덕해보였다.

동생네집에들어서니 점심준비로분주했고,
후각을 자극하는 맛나는 음식들로 가득하였다.
집 앞의 논에서는, 웅장한 콤바인이요란한소리를 내며 지나가니자,
볏짚따로,낱알따로 척척 분리되며 타작이되고있었다.

집뒤에 고구마밭으로기위해서, 챙이 넓은모자와 작업복으로 입고,
호미를 챙겨서 고구마밭으로 갔다.
밭에 도착하니 동네 아줌마들이 벌써 고구마를 캐고있었다.
얼기설기 뻗은 고구마줄기를 걷어내고, 두툼한 이랑을잡고 앉았다.
호미로 흙을 살~살 파내니, 그속엔 발알간 고구마가군데군데 박혀있었다.
우~와!! 어찌나 경이롭던지.....,
마치 보석의원석이라도 되는듯이 조심스레 흙을 파헤치며 고구마를 캤다.
어쩌다가 호미질을 잘못해서 고구마살을 찍을때도있었는데,
맘이 짜~안 해왔다.
아줌마들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어가며 고구마를캐니 ,
재미도있고, 또 농부들의 힘겨움과수확의 기쁨을 조금이나마 알것같았다.
우리가 지나온 밭 고랑은엔,잘여문 고구마들로 즐비했고,
모처럼해보는 호미질속에서 ,세상의 모든것은 거저 되는것이없다는것을, 새삼스럽게느껴보았다.


하늘은 눈부시도록 맑고파랬으며,
살랑이는 실바람은, 호미질로 힘겨워하는 아낙들을 위로(?)하듯 , 상쾌하게스쳐지나갔다.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점심을아주 달게먹고 ,
그윽한 커피를 마시며 가을들녘을 감상하여보니......
아!!
울긋불긋한단풍과,

 하얀갈대의 일렁임과,누런 들판!!!!
참으로아름다웠다.

해거름녘에야 고구마를 다 캘수있었고,
우리는 푸대에 고구마를 주워담았다.
무척이나 흐뭇하였다.
꽤나 많은 고구마 푸대를 경운기에싣고 집으로갔다.

모두들 흙 투성이와 벅적지근한 하루였지만 ,
자연의진실과 고마움을 절감할수있었기에,
고단함서린웃음이 더 환하게 지어졌나보다.

후덕한 인심을지니신 동생의 시어른들께서는 ,
갖가지것들을챙겨주셨다.
찹쌀,팥,은행알과누런호박,풋고추,
그리고 고구마 한푸대!!
힘들게 농사지은것을 이렇게 많이주셔서, 너~무 송구스럽다고 말씀드리니,
오히려 어른들께서는 ,
고구마캐느라고 힘들진않았냐시며걱정을해오셨다.
괜찮다고말씀드리니,이렇게와줘서 고맙다며 순박하게

웃으신다..

너무도챙겨주신게많아서 ,남편보고 퇴근할때오라고해서 차에 모두싣으니
묵직하였다.

돌아올때의 마음은 참으로 흐뭇하고,따듯하였다.

수확의기쁨과 ,후덕한인심으로 말미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