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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은 다가오는데...


BY 빨강머리앤 2005-10-29

유래없는 배추값 폭등으로 미리서 부터 김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우리 식탁에서 밥과 더불어 김치는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반찬이다. 그러니 김치값이 폭등을 해서 '금치'가 될지언정 김치 없는 식탁은 상상하기 어렵다.

사실은 해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든 양념이든 파동은 있어 왔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예전의 경우와 다른 양상을 띤 것 같다. 그동안의 김장파동은 대체로 나라 안에서 복작거릴 정도의 사건이었다면 이번엔 '메이드 인 차이나'가 끼어 들었기 때문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선명한 아이들 장난감서 부터 싸구려 문구용품에, 기어이 속옷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상표를 확인하면서 찜찜해 했을 때만도 '설마, 김치까지야'했었다. 하긴 농협매장에 있는 반찬코너에 버젓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찍힌 짱아찌며, 콩자반이 보였을때 부터 미리 알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 한발 물러서서 중국에서도 배추가 재배가 될것이니 김치를 담아 팔지 말라고는 못하겠지. 그런데 납성분에 이어 기생충이 발견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오싹 소름이 다 돋았다.

우리 식탁위에 김치마저 '메이드 인 차이나'로 올리는 일도 언감생심 그런일이 있을수 있냐,싶었는데 그 김치에 납에다 기생충이라니...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일반식당에서 또 일부 학교 급식으로 중국산 김치가 애용되었다 한다. 이는 우리 또한 모르는 사이에 납과 기생충이 든 중국산 김치를 먹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의 검역체계의 헛점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나 작은 이득을 위해 마구잡이로 중국산 김치를 들여온 수입업체나 식당관계자들의  상식 또한 문제가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이젠 믿고 먹을 김치를 내 손으로 담을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수요에 공급이 미처 따라가지 못해 배추값이 폭등하는 사태를 맞았다. 이런 사태를 보면서 사실 나와 같이 손수 김치를 담가 먹는 선량한 시민들은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내 경우는 결혼 초창기 부터 김치는 내손으로 직접 담아 먹었다. 처음엔 김치 담그는 일이 고역이었지만 그것도 한두해 자주 하다보니 어느덧 손에 익게 되었다. 식구들도 내가 담은 김치에 익숙해져 어쩌다 한두번 사먹는 김치를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이야 김치 냉장고가 있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담아 두세달씩 먹고는 하지만 몇해 전까지만 해도 거의 한달에 한번 김치를 담아 먹고는 했다. 일반 냉장고에 보관한 김치는 금방 시어지거나 맛이 변하기 때문이었다. 어디 배추김치 뿐이었던가. 열무김치에 깍두기에 부추김치에 오이 소박이에... 그것들을 돌아가면서 담그다 보면 적어도 한달에 두어번은 김치를 담을 일이 생기곤 했다.

아시다 시피 김치를 담는 일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요리이다.  배추김치를 예로 들어 보자. 먼저 시장에 가서 배추와 양념으로 쓸 무와 파, 마늘과 생강 그리고 소금과 액젓등을 사야한다.  배추를 다듬고 씻어 소금에 절여 놓고 적어도 5~6시간 두어야 하고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양념으로 쓸 무와 파 마늘 생강을 다듬고 보기 좋게 썰어 준비해서 , 찹쌀풀을 쑤어 고추가루 양념에 불려 놓는다. 배추를  잘  절이려면 중간 중간 소금물을 끼얹기도 해야 하고 뒤집어 주어 골고루 소금간이 잘 배게 해야 한다. 배추는  절이는 일이 김치의 맛을 크게 좌우하므로 절이는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그렇게 절여진 배추는 또 물을 잘 빼 주어야 제대로 양념간이 배어 맛있는 김치가 된다. 한두시간 물을 뺀 배추와 양념과 다듬어 놓은 야채를 골고루 잘 버무려 마침내 배추김치가 탄생하는 것이다.

배추를는 절이는 시간이 길어서  배추김치를 담으려면 사실 하루 종일 김치 담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김치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렇게 복잡다난하다. 그런 수고와 노력이 깃든 탓인지 김치는 맛도 맛이려니와 영양면에서도 어떤 음식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우리 김치를 한번 먹어본 외국인 들조차 김치맛에 금방 반한다고 하니 이 김치야 말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문화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런 김치를 우리 스스로가 아닌 외국에 의존하다 생긴 이번 납김치, 기생충김치 파동을 보고 있자니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우리가족은 유난히 김치를 좋아한다. 그래서 김장을 할때는 다른 집보다 몇포기를 더 담아야 겨울을 날 수가 있다. 김치값이 폭등한다니 한편에선 중간상인들이 사재기를 한다는 소문에 벌써부터 올 겨울 김장이 걱정 스럽기만 하다.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보자니  11월 중순부터는 정부에서 출하를 조절하여 배추값이 내려간다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다만, 이번 기생충이 든 중국산 김치 파동도 잠깐 드끓다 우야무야  넘어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벌써부터 중국산 김치를 사재기 하는 중간상들도 있다고 한다.  기생충김치 파동이 사그러 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버젓이 시중에  중국산 김치가 유통될 거라고 장담이라도 한다는 듯이 말이다.

이번 기회에  진작에 버렸어야 할 '냄비근성' 확, 뿌리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할것 같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리 주부들 부터 우리가족이 먹어야 할 김치는 직접 우리 손으로 담그는 일부터 실천하면 어떨까 싶다. 중국산 싸구려 김치가  다시는 우리식탁을 차지하는 일이 없도록. 김장철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