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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어- 클로저-


BY 빨강머리앤 2005-04-08

여기 두쌍의 연인이 있지. 댄과 알리스, 래리와 안나. 한쌍의 연인들을 이야기 하기 위해 부득이 남자 이름을 먼저 쓰고 여자의 이름을 적은건 그냥 아무 뜻이 없어. 습관이 무서운 거라고 그냥 버릇대로 남자이름을 먼저 쓰고 여자 이름이 자연스럽게 나왔을 뿐이야.

다행히 나의 이런 무의미 하지만 어찌보면 남존여비사상 비슷한 느낌을 가질수도 있는 나의 버릇에 경종을 울려 주기 위해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여주인공들의 심정을 더 잘 대변한것 같아. 특히, 스트리퍼인 알리스를 말이야.감독이 의도한바는 전혀 아니지만 어찌보면 네명의 주인공들 중에서 가장 소외받는 계층이랄수 있는, 하지만 가장 진실한 사랑을 하는 존재인 알리스의 사랑이 가장 절절했고 , 그 절절함 때문에 가슴이 아팠지. 그녀가 나를 두번 울렸지 뭐야..

영화 도입부와 끝부분에 가서 이 영화의 주제음악이랄수 있는 'i can't take my eyes of you'가 흘러. 너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어. 너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어. 알리스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워. 젊고 아름다운 그녀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어. 스트리퍼 냄새를 풍기는 도입부에서 그녀보다도 그녀를 구속하는 사랑으로 부터 벗어나 거리를 활보하던 그녀의 모습은 거의 빛이날 지경이었지. 그러니 그녀를 본 남자들이 그녀로 부터 눈을 뗄수가 없었던건 당연한거야. 여자인 내가 봐도 그녀는 너무 아름답던걸....

남편이 알리스를 연기한 그녀가 누구냐고 물었지. '당신이 좋아하는 레옹있잖아, 허우대는 멀쩡한데 바보같은 남자, 그를 따라 다니던 쪼그만 여자애 생각나?, 그애가 저렇게 성숙했어.' 나탈리 포트만, 그녀가 바로 알리스야.정말 아름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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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다' 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런던의 거리를 걷던 알리스와 맞은편에서 오던 댄의 교차 지점. 그 지점에서 거짓말처럼 사랑이 시작된다.  아, 사랑을 잃은 당신도 거리를 걸어보시라. 첫눈에 반한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향해 웃고 있을 지도 모르니... 그렇거든 당신도 미소를 보내시라.. 그가 혹은 그녀가 당신의 인생의 위대한 사랑일지도 모르니.. 

이 영화에서의 주드 로는 그 어떤 영화에서 보다 훨씬 배우자신에 가까운 연기를 했을 것만 같다. 주드 로가 댄이고 댄이 주드 로이고.... 내가  생각하기로 주드 로가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역활은 '리플리'에서의 주드 로였다. 흰색옷을 즐겨입고 요팅을 하던 우아한 모습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독특한 매력을 던져 주었다.

진심으로 오직 댄만을 사랑하는 알리스와 알리스의 매력을 이용하기 위해  동거하는 댄의 사랑은 위태로울수 밖에 없다. 그 위태로운 사랑에 한점 부끄러움 없이 댄을 향한 알리스의 눈빛은 항상 불타 오르건만.. 댄은 알리스와 안나와의 사랑을 저울질 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면 영화의 또다른 한쌍인, 안나와 래리의 사랑은 어떤가. 이 둘 사이를 맺어 주었던건 어찌되었든 댄이다. 장난삼아 인터넷 채팅방에서 안나의 이름을 빌어쓴 때문이고 우연히 수족관에 들렀던 안나는 댄의 장난에 속아 넘어간 래리를 정말 우연히 만났을 뿐이다. 그렇게도 사랑이 오는 법인지 둘은 사랑하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 역시도 위태하다. 댄이 알리스와의 관계에서 영감을 얻어 책을 내게 되고 그런 댄을 사진작가인 안나가 사진에 담았던날 댄은 안나에게서 새로운 사랑의 예감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복잡한 사랑에는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용납할수 없는 관계들이 돌출된다. 피부와 의사인 래리와 결혼을 했으면서도 댄을 잊지 못하는 안나. 알리스와 함께 살면서 늘 안나를 꿈꾸는 댄.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아내를 지켜보면서도 그녀를 사랑할수 밖에 없는 래리.....

그 위태한 사랑이 결국 파국에 이른다. 사랑의 결말이 지나치게 야비하다. 댄은 안나를 사랑하는 심정을 알리스에게 고백한다. '너를 사랑하지만 나는 더 행복해지고 싶어'라고 말한다. 안나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될 진심을 이야기 하는 댄에게 알리스는 매달린다. 당신을 더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울부짖지만 알리스는 이미 자신에게서 마음이 떠난 댄의 싸늘한 눈빛을 보고야 만다.

차 한잔을 부탁하고 댄이 차를 끓이는 동안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 알리스를 보자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사랑의 저 미묘한 교차지점, 혹은 알리스의 말대로 사랑은 순간의 선택인지도 모르는데... 새로운 사랑앞에서 잠깐 시선만 거두면 될 일인지도 모르는데... 사랑은 왜 이리도 복잡하더냐. 이별은 왜 그리도 비참하고 슬픈 것이더냐. 비참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돌아서지만 알리스는 오래 오래 울었을 것이다.

댄과의 사랑을 위해 래리와 이별을 해야하는 안나에게도 이별은 쉽지 않다. 사랑은 감정의 변화라고 결론을 짓는다면 사랑엔 좋고 나쁨을 구별하기란 쉽지가 않지만... 래리와 안나 둘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만다. 출장중에 외국인 창녀와 놀아난 래리는 자신은 진실을 말했으므로 용서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안나가 댄과 만나 왔다는 사실은 받아 들일수가 없다. 더더구나 자신이 안나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었던 같은 소파에서 댄과 안나가 뒹굴었다는 사실을 용서할수가 없다. 또한 자신이 묻는 말에 사실을 그대로 대답하는 안나를 용서할 수가 없다. 자신을 위해, 사랑을 위해 차라리 거짓말이라도 해주기를 바랐지만 한편으로는 안나의 부정에 대해 낱낱이 알고 싶었던것은 아니었을까?

안나가 자신이 아닌 댄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 들일수 없어서 혹은 순간의 외로움을 견딜만한 인내심이 없어서 래리가 찾아간 클럽에서 우연히 알리스를 만난다. 알리스를 유혹하는 래리와 알리스는 그날밤 동침을 하게 되고... 사랑은 다시 엇갈려 가는데...

 

다분히 비현실적일것 같은 두쌍의 연인의 사랑은 또한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사랑은 만나고 헤어지는것,그 과정에서 어떤 이들은 진실한 사랑을 나누고 어떤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는 것. 사랑이란.. 사랑이란... 그래도 아니한 것 보다는 나은것. 어쩌면 '사랑은 아름다운것 '이란 통속적인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것...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