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시골 한옥에서 혼자 생활하시는 것도 불편하고
병원 다니시는 것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둘째딸 집에서 사시는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이라 오랜 집콕생활이 지루하셨던가 어릴 적에 살았던 집 근처들을 돌아보고 싶다셔서 가까이 사는 딸 셋이 모시고 나들이를 했다.
점심은 남산 케이블카 근처에서 먹고 상경 후 처음 살았던 독립문근처에도 가 보고
북가좌동 집에 갔더니 우리가 살던 것보다 살짝 개조한 채로 단독주택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동생이 화단에 라일락 한가지를 심었더랬는데 50여년 세월을 잘 견디고 잘 자란 채 있었다.
최근에 동생이 추억이 서린 그 집을 사려고 시세를 알아보기도 했었다.
유치부부터 대학부까지 다녔던 교회에도 가보니 증개축을 해서 멋진 교회가 되어 있었다.
엄마는 언제 다시 와보겠냐고 기념촬영도 하셨다.
돌아오는 길에 중식당 락희안 가좌본점에 들러 이른 저녁식사를 했다.
두시에 먹은 점심이 소화도 되기 전에 락희안본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동생들이 우겨서다.
꿔바로우와 양장피와 짬뽕을 시켜서 다 먹지도 못하고 남은 건 싸가지고 왔다.
어릴 때는 넓었다고 생각했던 길들이 생각보다 좁고 새 건물들이 많이 지어져서 다시 가고싶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오랜 궁금증을 풀어드렸으니 그걸로 된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