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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액션-옹박- 보세요!


BY 빨강머리앤 2004-06-01

어느날 갑자기 '이소룡'의 계보를 잇는 태국사나이가 나타났다 그랬다. 신문을 통해 영화의 내용 보다는  이 새로운 액션배우가 얼마나 대단한지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소개를 보며, 액션영화에 대한 대단한 취미가 없는 나도 단번에 눈길이 머문 그 영화는 '옹박'.....'옹박'이라는 영화제목에서 부터 뭔가 대단한 힘이 느껴지는것 같은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태국 영화다.

생각지 못하고 있었던 엊그제 친구의 제의에 따라 극장 나들이를 했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단박에 옹박에 빠져 들고 말았다.한마디로 박진감 넘치는 액션영화!!

액션장르가 흔히 갖고 있을수 있는 단순성을 뛰어 넘는 예술의 경지를 넘나드는 고도의 박진감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새로운 액션영화에 대한 기대에 부풀게한 멋진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다.

액션영화나 코믹물, 잔인한 장면이 실린 스릴러 물은 되도록 보지 않으려 했던, 내 편향된 영화 취향에 비춰 볼때 '액션영화'로 대별되는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는 것은 이 영화의 독특한 매력!

액션영화를 즐겨하지 않는 여성들이라도 이 영화의 특별한 매력에 빠질수 있다는 얘기다. 고로 나는 이 영화를  아컴의 독자들에게 강추를 하는 바이고,여기 간단하게 영화가 갖고 있는 특별한 매력을 살짝, 귀뜸해 주고자 한다.

어느날 갑자기 신문도면을 도배한 사나이의 이름은 '토니 쟈'. 솔직히 인물은 별로다. 아니, 대단히 남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멋진 남자다. 쿵푸 비슷한 무예타이의 무술을 연기하는 그의 근육이 꿈틀거릴때면 유감없이 토니쟈의 매력이 발산되는데... 그것에 비하면 우리의 몸짱은 얼마나 왜소한가 싶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으니..

 

 

 

그의 근육은 단순히 움직이는것 이상이다. 이두박근이 움직이면서 따라서 꿈틀대는 상체근육은 거의 예술에 가까웠다.

화면을 통해서 보는 그의 액션은 당신이 보아왔던 기존의 액션의 관념을 확실히 타파해 보이는 뭔가가 있었다. 그것은 그가 노스턴트맨, 노와이어로 맨몸으로 부딪혀 몸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액션 연기다.

사실, 영화의 내용은 별거 아닐수도 있었다. 순전히 토니 쟈 라는 태국사나이의 무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또 그의 무술에만 의존하고도 그토록이나 멋진 영화가 완성될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나 할까?

불교가 국교인 태국의 작은 마을, '농 푸라두'. 그 마을 한가운데 오래된 나무가 한그루 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의 마을 한가운데 서있는 느티나무처럼 당산나무 비슷한 역활을 하는 나무다. 영화의 첫장면은 그 나무 아래 무예타이의 후예를 자처하는 동네총각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비춘다. 그들 모두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나무를 향한 시선을 똑같이 하고 온 몸에 진흙을 바른 채다. 이 비장함이 흐르는 첫 장면은 영화를 마주하는 관객을 잔뜩 긴장하게 만들었는데 잠시후, 고함소리를 지르며 나무를 향해서 돌진하는 이들의 물러섬 없는 나무타기를 보며 숨을 죽이게 된다. 마을청년들 중 누가 나무꼭대기에 나부끼는 깃발을 가져오느냐를 가르는 마을의 연례 행사에서 팅이 깃발을 차지한다.

농 푸라두 마을의 팅는 마을의 제일 힘센 청년일 뿐더러 무예타이 무술의 일인자이다. 스승으로 부터 몇년에 걸친 무술훈련 과정을 거쳐 더 이상 가르칠게 없는 경지에 이르고... 스승은 마지막 날 팅에게 한가지 당부를 한다. ' 이 무예를 가지고 사람을 헤치는 일은 하지 말아라' 고.

모든 이야기엔 선과 악이 있는 법, 던이라는 마을청년은 방콕 암흑가의 보스아래서 태국의 문화유산을 외국에 빼돌리는 일을 처리해 주는, 조폭이다.그가 맡은 임무는 자신의 고향마을의 수호신인 옹박부처와 관련된 부적을 빼내는 일. 하지만 부적을 손에 넣는 일이 여의치 않자 던은 옹박 불상의 머리부분을 잘라 달아나 버린다.

마을의 수호신이었던 옹박 부처의 머리가 없어져 버린것을 안 순박한 마을사람들은 이제 마을에 재앙이 닥쳐 올것이라며 두려워 하고 옹박을 찾아올 적임자로 팅을 지목한다. 마을은 가뭄이 들고 물이 말라가며 사람들이 먹을 물조차 없다. 절실하게 수호신에 기대며 살았던 사람들에게 옹박 부처를 찾는 일은 더이상 미룰수 없는 일.

무예타이의 제일인자 이지만 대처로 나가는 것이 처음인 '촌놈'인 팅을 위해 마을사람들은 손때묻은 쌈짓돈을 열어 팅에게 쥐어준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장면중 가장 따뜻한 장면이다. 오렌지색 화면에 비친 후줄그레한 차림의 마을 사람들은 팅의 무사귀환을 빌어주며 따뜻하게 배웅한다.

방콕에 처음 발을 디딘 팅에게 불빛 휘황 찬란한 도시는 생경하기 이를데 없다. 훔래라는 동네 선배를 찾아 주소지 달랑 하나 들고 낯선 도시를 헤매다가 마침내 훔래를 찾았는데 이 훔래라는 인물이 다소 코믹하다. 스님역활을 했으면 영낙없이 스님이었을것 같은 얼굴인데 훔래는 지금 도박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중이다. 부모님의 간절한 소망은 아들 훔래가 스님이 되는 것이고 그 소망을 적어 팅편에 보냈으나 훔래는 마을 사람들의 손때묻은 팅의 돈마저 배팅하는데 쓰고 만다.

그돈을 찾으러 훔래를 찾으로 나선 팅앞에 펼쳐진 진풍경은 '격투기 판'이 펼친 무인지경이다. 우연찮게 격투기에 몰린 팅. '절대 사람을 다치는 일에 무예를 쓰면 안된다'던 스승의 말이 머리를 맴도는데 조국을 모욕하고 조국의 처녀를 욕보이는 외국인을 두고만 볼수 없었다.

팅의 상대는 팅의 몸 세배는 됨직한 거구.. 게다가 술에 취했는지 이성도 잃은 괴물같은 상대다. 무예타이의 기본자세를 갖추고 예리하게 상대를 쏘아보다 달려들어 한방에 격파.. 거구가 쓰러져 일어서질 못한다.이 장면은 아주 통쾌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처럼 보이기도 하고, 레슬링의 김일 선수가 일본선수를 쓰러뜨리는 장면을 떠올려 보게도 한다.

하지만, 격투기란 암흑가와 긴밀히 연결이 되어 있는 법이었고, 그 암흑가의 보스란 다름아닌 던으로 하여금 마을의 수호신 옹박을 상처내게한 인물이다.

마을일에 시큰둥 하던 훔래와 합세해 팅은 옹박 부처를 찾는 고행길에 나선다. 암흑가의 보스는 거대한 권력을 쥔 파렴치한이다. 격투기에 반칙이 난무하듯 보스가 자신의 치부를 감싸기 위한 각종 반칙을 사용해 팅을 제거하려 한다.

팅은 그때마다 무예타이의 후예답게 우아한 권법으로 그들을 물리치는데 비로소 영화의 매력이 발산하는 이 장면은 결코 글로 옮길 거리는 아닌듯... 직접 보시라, 토니쟈의 우아한 액션을!!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손뼉은 왜 그리도 치고 싶던지..

약한 한사람을 향해 힘있는 다수가 몰려 와도 그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다시 일어서 일격을 가하는 팅에게 환호를 보내는것은 관객인 우리의 당연한 임무일 터.

마침내 옹박을 찾는다. 암흑가의 보스가 숨겨놓은 태국의 보물들은 어이없게도 바다 한가운데 있었다. 쫒고 쫒기는 접전 끝에 바다에 떨어진 던과 팅. 살아 나오기 위한 몸부림 끝에 발견한 거대한 석불의 모습... 그안에는 크기도 다양하고 종류도 다양한 불상들이 한무더기 있었던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 넓게 밧줄을 치고 외국으로 밀반출 하기 위해  하나씩 묶어 놓은 불상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 사실은 전파를 타고 전국에 알려지고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다. 암흑가의 보스가 그 모습을 드러나려는 찰라, 팅은 가장 강력한 상대와 격투기를 치뤄야 한다. 그래야만 옹박 부처를 돌려 받을수 있으므로. 피터지는 잔인한 격투기 장면에서 마약에 근육강화제를 맞고 출전한 암흑가 보스의 오른팔 앞에 쓰러지고 만다.

참고로 태국의 국경지방은 마약의 재배지로 유명한 곳이다. 마약으로 찌들어 가는 태국의 젊은이들, 치안상태가 불안한 태국의 치안이 국민들로 하여금 가난과 함께 이중고 삼중고를 겪어야 하는 불안한 나라의 외로운 무예타이의 후예 팅은 이제 그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쓰러지나 싶었다.

하지만 무예타이의 후예는 강인했다. 다시 일어서 옹박부처를 숨겨둔 동굴을 찾아 암흑가의 보스 무리를 일망타진 한다. 여기서도 토니 쟈의 액션 연기는 유감없는 솜씨를 펼치지만 마을로 돌아가 스님이 될거라고 마음을 다잡은 훔래는 죽고 만다. 옹박이 없어진 마을에 가뭄이 들어 먹을 물이 없다는 전갈을 받고는 팅과 합세해 옹박부처 찾는 일에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 말이다. 팅은 시종 진지한 분위기를 일관한 반면 훔래는 적절한 유머와 코믹을 섞여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인물이었다.

드디어 옹박부처를 되찾고  칼로 일어선자 칼로 망하듯이 암흑가의 보스는 자신이 밀반출을 시도했던 거대한 부처상에 깔려 죽고 만다.

옹박부처를 들고 금의환향하는 팅. 마을은 이제 축제 분위기다. 옹박 부처가 돌아왔으므로 이제 비도 내릴것이고 물이 풍족해지면 농사도 지어 부처님전에 감사를 바칠수 있을 것이다.가난하지만 순박한 정서를 지닌 착한 농 푸라두 마을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내용이랄것도 없는 액션 영화를 보고 내내 이 영화를 떠올렸다. 영화를 보고난 며칠동안 예술같이 펼쳐지던 토니 쟈의 수려한 동작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멋진 배우의 탄생을 지켜보는 행운, 당신도 누리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