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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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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baby


BY 실버들 2003-09-26

 

지금도 야무진아이란 기억으로
친정동네에 그 흔적을 남겨놓을 정도인걸 보면
아무리생각해봐도
그리 어리버리한 것 같진 않은데  

희한하게도 난 어렸을적부터
부끄러운 얘긴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넘어지길 참 잘했다.
어느하루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는얘기다..^^

근데..가만생각해보니..세살적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
그거 날 두고 한말이지 싶다..ㅎㅎ
왜냐면..지금 내 양쪽무릎은..마데카솔 한통을 다 발라대도
날 잡아잡수쇼..하고는 사람 승질을 있는대로 긁어놓고있다.

울 써방은.." 그러니..널 맘놓고 어디다 내놓겄냐?"
아들녀석들은.." 엄마! 어른도 넘어져요?"

우띠..누가 넘어지고싶어 넘어졌나?
그러니까..매미가 기승을 부리던 바로 그 날..
비옷입고 마트다녀온다며 신나게 나갔다가 그만..철푸덕..

우아하게 일어나 시침 뚝떼고 사뿐사뿐 집으로 왔는데..
다리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피를 보고서야...아야~아야~!!

한심하다는 써방보고..차 안갖고 나가길 천만다행 아니냐고..
나는 착한 일 많이해서 요정도로 액땜했다고..
그러니..존경스럽지 않냐고 큰소리 뻥뻥쳤는데...
흐이그...지금껏도...엉망이어서 ..
당분간은 미니스커트 입고 폼잡긴 다 글렀다..^^

진짜 띨띨맞아 머리가 비면 손발이..아니 온몸이 고생이다..ㅎㅎ

지금까지도 나는 음식한번 준비할려면
뜨거운 부분에 팔이 스쳐 데이거나..손끝을 다치거나
허구헌날 수난이어서..
사실이지 무릎 까지는거 정도는 뭐 별 대수로운 일도 아니다..ㅎㅎ

이러는 날 보고있자면..가끔가다 생각나는 녀석이 있다.
국민학교 6학년 때..잠시 같이 다니다가 전학가버린
정말 돌멩이처럼 탄탄하게 생겼던  용암이란 아이가
날 보고  water baby 라고 놀렸던적이 있다.

지금에서야 맑고 순수하다는 의미와도 통한다고 억지로
생각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때는..물+ 아기..는..한심할 정도로 맹탕이란 소리인거 같애서
서글프게 울어버린 적도 있었는데..
정말 그 아이의 직관은 대단했다...ㅎㅎ

그 얘길 남편한테도 해줬던 적 있었는데..
엊저녁엔 운동을 같이하던 남편이
전투자세로 열심히 앞서걷는 내게..뜬금없이.." water baby!!!!"

" 오잉?? 지금 뭐라그랬어?"
" 팔 휘저으며 걷는 널 뒤에서 보니..
  옷부터도 그렇고 정말 유아틱해서 그런다!! 정말..딱이다...딱이야~!! "

히히..근데..왜 이젠 그 표현이 전혀 싫지않고
외려 사랑스러운가 모르겠다.. 나의듦의 증거인가?^^

아무렴 어때..
맹맹한 물이어도 그건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소중한거고..
아기? 아기의 순수...그 보다 더 빛나는게 어딨을까?
꿈보다 해몽이어도..정말..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뭐...ㅎㅎ

water baby....내 영원한 별명으로 아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