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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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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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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BY 실버들 2003-09-15

 

맏며느리 자리라는걸 평소에는 잊고 있었다가
명절때만 되면 정말이지 제대로 실감할 수가 있다.

그래도 이제는..
제법이나 이력이 붙어 여유가 생겨난데다가
쫄다구도 하나있어 시다노릇을 철저히 해주는지라
얼마나 신나고 재밌나 모르겠다.

그동안은 때만되면 아이낳고 누워있던지
꼭 뭔 구실이 생겨서 통 부려먹질 못했는데
올 금년부터는 내 손이 여왕대접을 톡톡히 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열심히 도와줄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넘 이뻐서
두개 시킬거면 하나도 제대로 못 시켜 절절 매긴했어도..^^

" 형님! 이건 듣기 좋으시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구요..
  제가 지금껏 먹어본 갈치조림중에서요..
  어제처럼 맛있었던 건 첨이예요.." 에서부터
  ...형님! 형님! 형님!  이것도 좋아요..저것도 좋아요..

나이도 어린게 립서비스를 얼마나 능란하게 해대는지
맴 약한 이 행님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ㅎㅎ

가뜩이나  여자형제 없이 혼자자랐던 터라
12살 아래인 띠동갑 동서가 그냥도 얼마나 예쁜지 모르는데
하는 모양새까지 미운구석이 하나없으니
딸내미 챙겨주듯 소중히 아끼던 물건들까지도 손에 들려주고야 만다.

가족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해주는 명절..
얼마전까지만해도 며칠전부터 머리가 어찔할 정도로 두렵기만 했는데
이제는 내게서도 기다려지는 날이 되고야 말았다.

정성으로 조상님을 맞이할 채비도 철저히 할줄 아는
한발짝 한발짝 진정한 베테랑 주부가 되가고 있다는걸
이제는..이제는..실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