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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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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가을을 준비 하여야 합니다....


BY 그냥 2004-08-20

  

창밖으로 비치는 풍경이 몇 주 전의 풍경과 사뭇 다릅니다.    

시선을 창쪽으로 돌릴 때 마다    

이제는 여름의 풍경을 찾아 볼 수 없고 지난여름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뿐입니다    

몇 주 자리를 비우고 앉아 보는 자리이지만 처음처럼 그렇게 낯설지가 않습니다.    

이제 이렇게 길들여져 가나 봅니다.    

  

혹독한 여름이 이렇게 지나가고 짧지만 가을이 찾아 올 것이고    

그 가을이 지나가면 겨울이 올 것입니다    

이렇게 변해가는 계절의 길목에서는 지나가는 세월에 대한 미련이 더욱 남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가을을 준비해야 합니다..................    

  

곱게 물든 단풍잎 때문에 이 가을을 기다리는 건 아닙니다.    

물론 하루하루 변해가는 나뭇잎을 바라본다는 것    

나에게는 아주 큰 기쁨입니다.    

그러나 그 단풍잎 보다 더 기다리는 게    

나에게 하나 있습니다.  

  

입소하는 날 아침..........................    

  

가을을 재촉하는 하는 비가 촉촉이 내리든    

그런 아침이었습니다.    

그렇게 분주 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생각을 정리 하여야 할 것 같기에  

일은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렇게 내 마음을 정리하고  

그 곳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예전에 자연스럽게 그곳을 수 없이 지나치곤 했는데    

그 주변에서 일어난 추억들이 점점 다가올수록 나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든 것 같습니다.  

어쩜 며칠 전부터    

그 생각에 심난 했는지 모릅니다.    

  

조금 일찍 집을 떠나기에 입소 전    

예전에 함께 다니든 그곳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습니다.    

아마도 이런 날이면 잠시 얼굴이라도 보고 입소하라며  

이곳에 먼저 찾아 와 기다릴 것 같은데    

그런 생각에 사람 마음 더욱 헹 하게 만들었습니다.    

혼자 그 문턱을 넘어 들어가는 순간 만감이 교차 한다는 표현이 정확하지 싶습니다.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곳 문턱을 내가 넘어 썰줄이야    

교육기간 내내 우리가 바깥에서 바라본 이곳의 모습은 이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퇴소하는 날...............    

  

기념촬영을 마치고 서둘러 뒤풀이 자리를 빠져나와    

그 곳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그 벤치에 앉아 보았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처럼 강열한 햇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약하게나마. 울리는 매미소리며    

벤치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플라타너스 잎은    

그대로 자리 지키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 또한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엔  

그만 이었습니다..  

태풍이 지나 간 바람이라서 그런 느낌이 더 들었는지  

모릅니다.....................  

세월이 흘러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습니다!    

두어 시간 그렇게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일어나는 발걸음과 마음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가을을 준비 하여야 합니다......................    

  

떨어지는 낙엽 때문에 이 가을을 기다리는 건 아닙니다.    

물론 하루하루 쌓여가는 낙엽을 보라 본다는 것    

나에게는 아주 큰 기쁨입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낙엽보다 더 기다리는 게 있습니다.    

  

꼭 만나고 푼 두 사람을 때문입니다    

  

목구멍으로 밥을 삼키고 살아가는 이 순간에도    

차라리 미안한 마음에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든 날들이 더 많았음    

지금보다는 조금은 덜 미안한 마음 들까요..............  

웃는 내 모습이 너무 미안해    

그 웃음 멈추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 얻습니다.    

어렵게나마 자리를 찾아가는    

내 모습조차 미안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만약 이 모든 걸 세월 속으로 묻어버리려고 한다면    

난 평생 죄인으로 살아 갈 것 같습니다    

아주 많이 미워하라고............, 수 없이 원망하라고......., 이런 내 마음조차 전하지 못하는    

이 마음은....................    

그야말로 죄인입니다    

  

이 가을이 지나가기 전    

이제는 꼭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이런 나의 마음 알아주길 기다리는 이 마음 또한 하루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점심시간 .........................    

  

요즘은 한 끼의 밥 보다    

회사근처에 있는 세종문화 회관을 찾아갑니다.    

곱게 단장해가는 가을의 분위가 휑한 나의 가슴을 잠시나마 감싸주기 때문입니다  

한바퀴 거닐고 들어오면 딱 맞아떨어지는 시간…….    

난 이렇게 이 공간에서 나만의 작은 행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 시간이 나에게 제일 활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가을을 준비 하여야 합니다.........................    

  

다가오는 이 가을에도 분명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작은 두 사람    

그 두 사람을 꼭 만나 십분의 일이라도 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