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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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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오빠


BY 김효숙 2020-12-19

천사 같은 울오빠가 이사를 온 우리집에 오셨다
남편은 며칠 전 부터  4끼  먹을 식사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다 구해서 택배로 배달을 시켜주었다
먼저 살던 집에도 한번 오셨었는데 찌는 듯한 더운 여름이었는데
옥상이라 햇볕이 사방으로 내리쬐고 집앞은 콘크리트로 열을 더 뜨겁게
달구었다.. 밖에서 퇴근해오면 집안은 더 뜨겁고 밖은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었다

오빠가 오시던 그날을 난 잊을수가 없다.  

현관문을 열고 막 들어오셨는데 후끈 닳아 오르는 열기에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시려던 순간 울컥 눈물을 삼키시었다.
난 딴청만 피우고 얼른 선풍기를 틀었다.
오빠도 남편이 있어서 미안해 할까봐 기도하시고 땀을 연실 흘리셨다.
울 오빠는 그렇게 열악한 환경속에 사는 동생을 보고가셔서는
자주 전화를 하셨다
더우면 얼마나 더우니
추우면 얼마나 추우니
부모님 마음으로 늘 염려해주시고 사랑해주셨다.

어릴적 기억으로 오빠는 어린 나이에 산에가서 청솔가지며 나무를 해서
지개에 짊어지고 마르지도 아니한 나무로 불을 지펴 동생들을 따뜻하게 해주셨다.
착하디 착한 울오뻐
군대에 가서는 팔백원씩 주던 군대 월급을 3년을 모아 담요를 사다가 엄마에게
선물로 드리던 그모습도 잊을수가 없다.

맨날 엄마한테 효도하지 못해 눈물을 훔치시던 울오빠
동생들이라면 끔찍하게도 아껴주시던 우리 오빠
내가 어른이 되어 잘 되면 우리오빠한테 잘해드려야지 했었는데
60이 넘어도 아직도 잘해드리지 못하고 숙제만 안고 산다

울 오빠  만나면 내 얼굴을 두손으로 만져주시며 우리 동생 왔어 하고 이뻐해주시던 오빠
그저 동생이 행복하면 배도 안고프다던 우리 오빠

드디어 아파트로 이사를 온 우리집에 오빠가 오시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신 엄마 마음을 품고  언니랑  오셨다

우리 올캐 역시 착하고 착하다  시누이라면 뭐든지 싸주고 싶어한다
우리 남편과 나를 끔찍이도 생각해 주는 올캐도 참 좋다
친정이라고 오빠네 뿐이다

남편에 배려고 맛난거 장만해 대접하고 모두 좋아라 우리집에 웃음소리가ㅏ 가득하다
하룻밤 주무시고 다음날 아침 점심 드시고  뿌듯해서 가시는 우리 오빠는 말한다.
이젠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찌는듯한 여름이 와도 오빠는 걱정없이 발을 뻣고
잘수가 있네....   고마워 제부..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동생아

돌아서 가는 74세인 울오빠 주머니에 용돈도 드리지 못했네
하지만 오빠 가슴에 무거운 짐을 조금 벗어 드린 것  같아 기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