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할줄 아는게 별로 없다.
게다가 매일 몸이 안좋아 아이들에게 안마도 해달라고 하고심부름도 잘시키고
어떻게 보면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루종일 집에만 있다보니 잘해 주고 있는것 한가지는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있어 아이들이 거짓말을 못한다.
또 못해도 못한다고 면박을 안주고 잘하는걸 칭찬을 해 주니 아이들은 자기들이
진짜 잘하는줄 알고 잘난척을 조금 하는 편이다.
학교에도 적당하게 얼굴을 비춰서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고 누군가 억울하게 내아이를
괴롭힌다면 당장에 가 해결해 준다.물론 타당성이 있을때에만...
그런데 엄마로서 기가 죽는 부분이 있다.
어제 딸아이가 하는말이
"엄마 내 친구 엄마가 요즘 왜 돈벌러 다니는 줄 아세요?"
"왜 돈 버는데?"
" 돈 벌어서 헨드폰 사주기로 했대요.그집은 아빠가 돈을 잘버는지 학원도 엄청 많이 다녀요 "
"그럼 너도 엄마가 돈벌어서 헨드폰 사줄까?"
"그건 아니지만 헨드폰은 있으면 좋겠어요.물론 아빠가 반대해서 어림도 없는 이야기지만."
그러면은 부럽다는 이야기였나.조금은 헤깔렸다.딸아이의 의도가.
대학 들어가 아르바이트해서 헨드폰 요금 낼때까지가 아니면 안된다는게 애들아빠의
사고방식이었기 때문에 우리집 아이들은 다 갖고 다니는 헨드폰을 아직 갖고 다니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도 친구 엄마의 이야기가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요즘 엄마들은 자식에게 좋은것을 주기위해 애를 쓴다.
좋은 학원들을 보내 주려고 하고 좋은것을 입히고 먹이고 남들 갖는것 다 가지게 해 주려고 하고.
한동안 형편이 안좋아 돈을 아껴볼 심산으로 집에서 아이들을 내가 가르쳤던적이 있다.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 가기 싫어 한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이 다니니 학원을 다니고 싶어했다.그래서 학원을 보내 주었더니 안간다는 말없이 잘 다닌다.
오히려 끊을까봐 불안해 하는 눈치다.
돈버는 재주가 없는 엄마라 돈으로 해 줄수 없는게 너무나 많다.
그러나 집에 있으니 해 줄수 있는것도 많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 주고 싶어 상담 공부도 해 보고 시시콜콜한 것 까지 엄마는 다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늘 풍족하지는 않지만 엄마가 돈벌러 나갈까 하면 우리아이들은 고개를 흔든다.학교 갔다와서 반겨주는 엄마가 좋은 모양이다.
사회에서 성공한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을 보면 난 주눅이 든다.
난 별로 잘난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친구들은 나를 부러워 하기도 한다.아마 사회에서 성공하려고 모든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소홀할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많은 모양이다.
특히 아이들한테 그런 모양이다.
일을 빠질수 없어 아이의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엄마들도 있었다.
그 아이는 그날 다른 아이들이 엄마 손잡고 있는것이 부러웠으리라.
내 아이가 원하는 엄마는 어떤 엄마일까?
돈잘벌고 능력있어 원하는걸 다해 주는엄마.아님 수수한 차림에물질적인 풍요는 못 채워 주더라도 늘 아이곁에 있어주는 엄마.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에 어떤 엄마의 얼굴을 아이들은 원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