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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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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쩔수 없는 아줌마.


BY 연경 2003-08-15

20년전 난 지금의 내 모습을 절대 생각 하지 못햇으리라.

내가 한창 젊음을 즐기고 있을때 결혼한 나의 둘째 언니는 아줌마였다.

가계부를 꼭꼭 쓰고 있엇고 파마머리에 편한 츄리닝 차림

그리고 매일 삼삼오오 몰려 다니며 시장 구경에다가 또 어떨땐

부업한답시고 방안 가득 어질러 놓기 일쑤였고  형부의 쥐꼬리 만한 월급때문에 매일 쪼달리며 아가씨때의 긴 생머리는 자취를 감춰 버렷다.

그 모습을 보며 난 결혼하면 좀 우아해 지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데

첫 아이 놓고 나서는 그런대로 봐 줄만 했다

그런대로 윤곽이 없어지지 않앗고 나름대로 젊음이 있었기에  아가씬 줄 알았다는

말도 가끔 듣고는 기분 좋았는데 둘째 아이 놓고 몇해 지나자 점점 아줌마가 되어 가는데

결혼전 남편은 나에게 결혼하면 계속 화장과 몌니큐어도 칠했으면 좋겠다는

아가씨 같은 아줌마를 부탁했는데....

 

 

화장하는 날이면 아이들과 남편이 묻는다.

" 엄마 외출할거에요"

남편 "당신 오늘 조금 예뻐 보인다"

언제나 화장기 없는 나의 얼굴 때문이다.

청치마를 입던 가녀다란 다리는 찾아볼수 없고 퉁퉁한 배에 통통한 엉덩이

둥굴둥굴해지는 몸매를 그나마 이쁘다고 타박 하지 않는 남편이 오히려 고마울 뿐이다.

옛날에 내가 멋있다고 생각했던 노주현씨가 "똑 바로 살아라"에서 동글동글한 몸매를

가지고 연기를 할때면 나이는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오늘도 50원 짜리 봉투가 아까워 집에 있는 봉투를 챙겨가며

맛이 없어 굴러다니는 멸치를 마트에 가 바꿔 달라는 철면피 아줌마가 되어 가는데

다행히 마트 직원은 공손히 바꿔준다.우아한 커피숍의 커피값이 아까워

그돈으로 아이들 갈비 배불리 먹이고 자판기 커피를 빼 먹는

난 어쩔수 없는 아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