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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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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BY 연경 2003-07-31


어릴때 우리 동네 앞에 큰 냇가가 있었다
난 그 냇가가 너무 좋았다
비가 많이 오고나면 과일이 떠 내려오고 양족 뚝길 잔디 밭에서는 소를 뜯기는 사람들 냇가에서 빨래도 하고 목욕도 하고
여름이면 동네 사람들이 거의 다 모이는 장소 였다
그리고 냇가 위에 쇠다리가 있었는데 비가 많이오면 다리가 떠 내려가 우리는 먼길을 돌아서 학교를 다녀야만 했었다
그래도 또 원상복구된 다리를 건너며 그 쇠 소리가 좋았고 냇가 옆에 휘늘어진 버드나무가 너무 멋있었다
중학교때 할아버지의 고향인 그곳으로 이사를 갔고 난 그곳이 너무 좋았다
뒤에는 산이 있고 그안에 동네가 있고 앞에 펼쳐진 냇가에 넓은 논들
학교를 가는 아침이면 이슬이 채 마르지도 않아 촉촉한 잔디를 밟고가는
상쾌함 옆에 피어있는 찔레 꽃들 그리고 가을이면 들국화
난 그속에서 시를 좋아했고 친구랑 낭만을 이야기 하기도 했었다
저녁이면 붉게 물든 저녁노을 어둠이 깔린 밤에는 한집 두집 불이 켜진
저녁의 조용한 야경....
그 속에서 중학교를 보내고 고등학교를 도시로 나갔다
우리 동네 아이들의 유일한 꿈은 비가 오는 날의 불편했던 다리에 대해서 였다
누가 성공해서 그 다리를 놓을수 있을지 그게 유일한 꿈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 성인이 되었고 그 꿈을 잊어버렸다
하루 하루 사는게 바빴기 때문에

어느날 시골집을 방문 했을때 길이 달라져 있었다
그 냇가에 다리가 놓여졌고 길이 반듯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냇가는
옛날의 그 깨끗한 냇가가 아니었다
그 다리를 놓은 사람은 우리 동네에서 나온 훌륭해진 사람이 아니고 정치하는 사람이었다 표 몰이를 하려는 정치인이 공약으로 내걸어 다리가 놓아 졌는데
그 다리 때문에 내 유일한 행복이었던 그 냇가와 그 길이 달라져 있었다
더 이상 중학교 때의 낭만을 찾아 볼수가 없었다
난 그길을 다니는 동안 내내 그 길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다리가 놓아 지면 편리해 질줄 알고 꿈을 갖고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했었는데.


지금도 눈을 감으면 냇가가 펼쳐진다
깨끗했던 물과 하늘 그리고 들 길 새까지
그리고 사람들도 다 어른이 되어 흩어져 살고 있는 그 어린 학생들도